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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현준 사장·조현상 부사장, 그룹경영 전면 나선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9.23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첫째 아들 조현준 효성 섬유PG장(사장)과 셋째 아들 조현상 효성 산업자재PG장(부사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최근 부친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1000억원대 세금을 탈루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중인 데다 지병인 전립선암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경영 공백 우려가 커지는 시점부터 사실상 그룹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준 사장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효성의 최대주주. 지난 7월 조 사장은 보통주 3500주(0.01%)를 주당 6만7486원에 취득하면서 조석래 회장의 지분율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현재 조현준 사장의 효성 지분율은 10.40%로, 조석래 회장의 10.15%, 조현상 부사장의 10.08%보다 높다.
특히 조현준 사장은 그룹 내 정보기술(IT) 및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인 효성ITX의 대주주로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이끌고 있다. 효성그룹은 주력사업인 섬유, 산업자재, 중공업 이외에 신성장 사업으로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이끄는 주력 계열사는 조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효성ITX다.
실제로 조 사장은 지난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 대전력망 협의회 학술회의(CIGRE)에 참석, "IT에 기반한 전력 시스템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사장은 회의 기간에 글로벌 선진업체 프랑스 알스톰사(社)의 프레드릭 사롱 아시아지역 총괄사장, CIGRE 클라우스 회장 등 글로벌 전력업체 고위 인사들을 만나 효성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효성은 전력사업과 사물인터넷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두 부문을 융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글로벌 전력망(Grid)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앞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글로벌 송배전 분야의 토털 에너지 솔루션 공급업체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현준 사장이 사물인터넷 등 ICT와 다른 분야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일에 관심이 많고,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준 사장의 주도 하에 젊고 세련된 효성의 이미지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 선보인 효성 TV광고 제작에 조 사장이 적극 관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1990년대 동양나일론 시절 이후 TV 광고는 20여년 만이다. 광고는 효성이 글로벌 차세대 소재 산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현준 사장이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섬유교역전 '프리뷰 인 서울(PIS: Preview in Seoul) 2014' 전시회에 참석, 고객사들의 어려움을 청취하며 동반성장 행보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최근 조현상 부사장의 행보도 두드러지긴 마찬가지다.
효성은 전날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의 시장 확대 등을 위해 기술 중심의 영업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효성은 기존 타이어보강재 퍼포먼스유닛의 섬유영업팀과 함께 고객사의 요구에 기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테크니컬마케팅팀을 신설했다.
이번 조직개편을 주도한 이는 조현상 부사장. 조현상 부사장은 "테크니컬마케팅팀의 전문 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차별화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효성만이 제공할 수 있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현상 부사장은 효성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인 플리케톤 공장 건립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폴리케톤은 올레핀과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로 이뤄졌으며, 자동차와 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 및 연료계통 부품, 산업용 로프 등에 사용된다.
효성은 1250억원을 투자해 연산 5만t 규모의 플리케톤 공장을 울산시 남구 효성 용연2공장 내 부지에 건립 중이다.
당초 효성은 내년 6월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안정적인 투자 자금 조달 및 이미 확보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정을 대폭 단축해 내년 3월말까지 완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조현상 부사장이 깊은 관심을 보이며 일정 단축을 이끌었다는 게 효성 측 설명이다.
이처럼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그룹 경영에 전면적으로 나서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은 조석래 회장의 공백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조석래 회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1조원대 분식회계로 1000억원대 차명재산을 운영하고 차명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면서 법인세와 양도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8차 공판에 출석한 조석래 회장은 다음 공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효성그룹 관계자는 "증인이 10여 명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판이 언제 끝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더욱이 조 회장은 지난 8월 지병인 암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조 회장은 2010년 담낭암 판정을 받고 담낭과 간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올해 초 전립선암이 추가로 발견돼 서울대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4일부터 6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효성 보통주 6만1531주를 장내 매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지분율은 10.15%로 줄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효성 주식을 장내 매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그룹을 이끌며 신성장 사업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