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대기업 일제히 신입공채…바늘구멍 더 좁아졌네

작성자 : admin / 날짜 : 20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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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취업문이 올해 더 좁아졌다. '바늘구멍'이 더 좁아진 것이다. '60세 정년'이 내년부터 의무화됨에 따라 대기업들은 이에 대비해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채용을 미리 줄이고 있다. 청년 취업은 줄고 장년 근로자는 늘어나는 역삼각형 구조가 노동시장에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대기업들은 2일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일제히 시작했다. 대부분 기업들은 예년 수준의 채용계획을 예고했지만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더 줄이겠다고 발표한 기업도 적지않다.


현대자동차는 2일부터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대졸 신입사원과 인턴 사원을 뽑고 있다. 현대차는 Δ개발·플랜트 부문의 신입 정기 공개채용 Δ전략지원 부문의 신입 상시 공개채용 등 두 부문의 2015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과 인턴사원 채용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정확한 채용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생산직을 포함해 현대차그룹 전체로 9500명을 뽑을 계획이라는 대략의 규모만 밝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에 9100명을 채용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이날부터 대졸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해치(HATCH)로 명명한 인적성 검사를 처음 도입해 신입사원 채용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약 650명 가량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았다. 아직 하반기 채용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연간 채용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줄일 전망이다.


SK그룹의 채용인력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SK그룹도 이날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했다. SK그룹은 지난해 2000명의 대졸신입 사원을 채용했다. 고졸 및 경력직을 포함하면 연간 채용규모는 8000명 수준이었다. 지난해엔 SK하이닉스가 실적개선과 라인 증설에 따라 생산 인력을 포함해 채용규모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올해는 SK하이닉스의 추가 인력 채용이 불필요하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이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채용규모를 늘리기 힘들 전망이다. SK측은 "채용규모를 늘려야 하겠지만 인력 수급 및 비용 문제를 감안하면 채용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LG그룹은 4일부터 채용에 들어간다. LG그룹의 채용규모는 2000여명에 이른다. LG전자와 LG화학, LG하우시스 등을 중심으로 원서를 접수하며 취업준비생들은 최대 3개 계열사를 지원할 수 있다. LG는 서류전형을 거친뒤 4월 18일 인적성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LG그룹도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예고했다. 지난해 연간 고졸 생산직을 포함해 1만2000명을 채용한 바 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규모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계획했다.


올 상반기 가장 주목받는 대기업 공채는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은 3월 중순경 대졸 신입사원 채용 원서를 받는다. 삼성은 올 하반기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변경한다. 올 상반기 채용은 종전 방식대로 응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삼성은 지금까지 열린 채용 원칙에 특정 기준만 통과하면 응시생 모두에게 SSAT를 볼 수 있도록 했다. SSAT 시험점수를 기초로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하반기부터 SSAT를 보려면 직무적합성 심사를 거쳐야 한다. 과거처럼 10만명 이상의 인력이 한꺼번에 SSAT를 치르는 일은 생기지 않을 전망이다.


거꾸로 지금까지 삼성 입사를 준비해온 취업 준비생들은 올 상반기가 마지막 기회라 여길 수 있다. 응시생들이 대거 몰려 경쟁률이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올 상반기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4000명 가량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최소 10만명 이상의 응시생이 몰려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률이 예고된다. 삼성은 올 하반기부터 SSAT를 보기 전에 업무 적합성을 평가해 SSAT 응시 인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대기업 207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64.7%는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했다. 작년만큼 뽑겠다는 응답은 37개사(17.9%)로 집계됐고 '작년보다 더 뽑겠다'는 응답(12개, 5.8%)보다 '작년보다 덜 뽑겠다'는 응답(14개,6.8%)이 더 많았다. '1명도 안 뽑겠다'는 기업도 10개(4.8%)인 것으로 나타났다.


207개 응답기업 중 10개 기업(4.8%)은 올해 구조조정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을 하려는 이유는 '적자 누적 등 계속된 실적 악화'(6곳), '통상임금 등 인건비 상승'(4곳)을 꼽았다.


전경련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국내외 경기부진,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 의무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신입직원을 많이 뽑는다고 밝힌 대기업이 5.8%에 불과해 상반기 대졸 취업난이 심각해 보인다"며 "특히 대기업에서 이공계와 남성선호도가 높아 문과 출신 여성들의 취업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