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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종합화학 ‘넥슬렌’ 공장 가보니… 차세대 폴리에틸렌 12월 본격 생산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11.17

케이블 피복-車 내장재 사용되는 기존 고성능 제품보다 생산성 4배

최태원 회장 ‘글로벌 파트너링’ 결실

70% 수출… 年매출 4000억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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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울산 남구 SK 울산컴플렉스(CLX)에서 버스로 약 10분을 달려 도착한 울산석유화학단지. 석유화학분해시설과 파이프라인, 저장시설로 가득 찬 6만2700m² 규모의 SK종합화학 넥슬렌 공장에 도착했다. 30여 개의 모니터로 파이프라인의 온도, 유압, 흐름 등을 체크하는 조정실에 들어서자 쌀알 모양의 흰색 반투명 고체들이 눈에 띄었다. 고성능 폴리에틸렌이다. SK종합화학이 한 알당 0.025g 규격으로 포대에 담아 납품하면 석유화학 회사들이 녹여 비닐하우스용 비닐, 케이블 피복, 신발과 자동차 내장재 등을 만든다. 이 중 가장 고부가가치 제품인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는 탄성이 좋아 위에서 떨어뜨리자 고무공처럼 튀어 올랐다.

고성능 폴리에틸렌은 일반 폴리에틸렌보다 내구성과 투명성, 가공성이 뛰어나 시장이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가운데 다우 엑손모빌 미쓰이 등 3개사가 전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에 SK종합화학은 국내 기업 최초로 촉매, 공정, 제품 등 전 과정을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이라는 브랜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고성능 폴리에틸렌은 촉매로 지글러-나타를 쓰지만 SK종합화학은 메탈로센을 사용해 생산성을 3, 4배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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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슬렌 공장은 다음 달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POE와 선형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폴리올레핀 플라스토머(POP), 중밀도 폴리에틸렌(MDPE) 등을 연간 23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김길래 넥슬렌 시운전팀장은 “시장 수요에 따라 4개 제품의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종합화학은 생산량의 70%를 유럽 중국 등에 수출하고 넥슬렌을 통해 연간 4000억 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넥슬렌 공장을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한 3대 ‘글로벌 파트너링’ 프로젝트의 결실을 맺었다. 글로벌 파트너링은 SK 단독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각 분야 해외 기업과 현지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SK종합화학은 2004년 기술개발에 착수해 2011년 넥슬렌 공장을 착공했다. 올 1월 기계적 준공을 마친 뒤 5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화학회사 사빅과 넥슬렌 생산·판매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2011년 3월 무함마드 알 마디 사빅 부회장을 만나 전략적 제휴를 제안한 뒤 그해 4월 중국 보아오 포럼에서 다시 만나 구체적인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종합화학은 내년 초까지 싱가포르에 50 대 50 비율로 총 6100억 원을 투자한 합작법인 설립을 마무리하고, 3∼5년 내 사우디아라비아에 넥슬렌 제2공장을 건설하는 등 연산 100만 t 규모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SK종합화학은 중국 시노펙과 함께 우한(武漢)에 나프타분해설비(NCC) 합작공장을 설립해 올 1월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해 세운 파라자일렌(PX) 공장 울산아로마틱스(UAC)는 6월 생산을 시작했다.

SK종합화학 측은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 ‘셰일 혁명’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고부가 화학제품 및 신소재 사업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