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는 상장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고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꿔 조만간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단위 거래도 수차례 진행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751만주를 미국 코닝에 2조203억원에 매각하는 빅딜도 단행했다. 삼성에버랜드의 패션부문 양수도 1조원을 넘었고 삼성SDS나 삼성에버랜드 상장규도모 조단위에 달한다.
◇삼성그룹 사업재편..시너지 키우고 리스크 줄이고
삼성그룹의 사업 재편은 사업간 연관성이 커 시너지를 키우기 위한 조치가 대부분이다. 삼성SDS와 삼성SNS처럼 사업영역이 비슷한 사업군을 합치고 에버랜드에서 건물관리업을 에스원으로 떼낸 것이 대표적이다.
성사가 되진 않았으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추진도 해양과 육상 플랜트란 성격이 비슷한 비즈니스를 하나로 더하는 작업이었다. 삼성SDI의 제일모직 소재 사업 합병,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 흡수합병도 같은 맥락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보여준 일련의 인수합병은 지배구조 이슈보다 사업시너지를 키우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화학계열사 매각 작업도 지배구조의 하단에 있어 사업 성격에 대한 고민이 매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화학계열 정리..핵심사업 경쟁력 키운다
삼성그룹이 화학계열사를 매각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어볼 수 있다.
삼성그룹은 화학 부문을 육성하려 했으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한계를 보였다. 삼성토탈이 정유 사업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기존 정유업체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찾기 어려웠다. 삼성종합화학과 정밀화학도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삼성테크윈은 방위산업의 특성상 일정 수준의 마진외에 성장동력을 찾기어려운 부문이다.
삼성 화학계열사들은 다른 계열사들와 사업적 연관성은 크지 않다. 삼성테크윈은 항공기 엔진과 자주포 등 방위 산업 관련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탈레스도 사격통제장비과 지휘통제통신 시스템, 레이더 시스템 등 군수 장비를 생산한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토탈과 석유화학 관련사업을 벌인다. 두 회사의 연관관계는 크지만 다른 계열사와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크지 않다.
삼성그룹이 화학계열사 매각으로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대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관련 대금의 활용처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삼성이 추진키로 한 신수종 사업에 투자 재원으로 쓰일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이 보유한 유보금이 많아 투자 재원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화학계열사 매각 대금은 전자 및 의료 분야 등 신수종 사업 육성에 쓰이게 될 것"이라며 "투자재원 확보라기 보다 사업 구조를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