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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연차별 자동승진제 요구 논란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5.19

2015년 임단협案 사측에 전달

해외 생산량 노사 합의도 주장… 일각 “수익성 고려않고 무리한 요구”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가 판매직원의 ‘연차별 자동승진제’ 도입과 해외 공장 생산물량 합의 등을 요구하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을 15일 사측에 전달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 현대차가 국내에선 수입차 공세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해외에선 엔화와 유로화 약세로 수출이 부진한 이중고를 겪는 가운데 ‘조합원 일감 지키기’에만 골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 판매직 차장이 부장으로 승진하려면 해당 직급에서 누적 판매대수 700대를 채워야 한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2004년 이전 입사자 기준으로 차장 직급에서 판매대수를 224대만 채우고 4년 일하면 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판매직원은 차를 한 대도 안 팔아도 월급을 받는다”라며 “연차별 자동승진제가 도입되면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 방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에 ‘국내 공장의 신설과 증설을 즉시 검토하고, 국내 및 전체 생산량에 대해 노사 간 합의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해외 공장을 짓는 것은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처하면서 환율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국내 공장은 자동차 1대 생산에 걸리는 총 시간이 현대차 전체 공장 중 가장 길 정도(26.8시간)로 효율성이 떨어져 해외 공장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화와 원가 절감이라는 원칙을 무시한다면 수익성이 무너져 결국 기업이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노조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불요불급한 자산을 먼저 매각해야 한다는 요구안도 마련했다. 또 주간 2교대 ‘8+8’ 근무체계 시행 시기를 기존 노사가 합의한 2016년 3월에서 연내로 앞당기자는 요구안도 담았다. 현재 주간 2조가 한 시간 잔업을 하는 ‘8+9’ 체계에서 잔업을 아예 없애자는 것이다. 임금 15만9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사내하청 직원의 고용 보장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다만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은 임단협 요구안에 담지 않았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