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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韓-印 조선협력, 기술유출 우려보다 ‘윈윈’기대 더 커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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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9일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가장 관심을 기울인 건 ‘세계 1위’ 한국의 조선업이었다. 그는 출국 직전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찾아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에게 “인도 조선업 발전을 위한 파트너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한·인도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에게도 같은 부탁을 했다.

모디 총리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사업에 한국 조선사들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 빅3는 인도 국영가스회사 게일이 발주 예정인 LNG 운반선 수주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빅3의 참여로 이번 입찰은 번번이 유찰됐던 지난번과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게일은 해운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4차례 냈지만 참여자가 없었다. “9척 중 3척은 인도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 해운사들은 굳이 도박할 필요를 못 느꼈다. 인도 조선소는 LNG운반선을 건조해 보지 않아 납기와 품질을 못 맞출 게 뻔하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가 해당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한 게 이 때문이다. 빅3가 인도 조선소와 적극 협력한다면 해운사는 안심할 수 있다. 인도 조선소가 도면 공유와 인력 지원 등을 통해 기술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서다. 모디 총리가 밀고 있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인도 현지생산 정책)’도 실현 가능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인도 L&T, 코친과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대우조선해양도 다른 조선사와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기술 유출을 우려한다. 그러나 빅3는 “전혀 걱정할 게 없다”고 강조한다. 박 사장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조선 기술은 도면을 준다고 바로 카피해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과 인도의 조선 협력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이다. 한국은 플랜트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올해 주력해야 할 LNG운반선을 수주할 수 있다. 이번을 계기로 향후 인도가 건조할 함정 다수를 수주할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인도로서는 조선업 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인도는 한국을 절대 못 따라온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하지만 이건 걱정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 지금도 빅3는 LNG운반선의 친환경 기술 등을 계속 개발하며 중국 일본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세계 1위 한국 조선업은 스스로 계속 진화할 것으로 믿는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