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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 빌딩 주인, 삼성생명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5.22

저금리에 해외부동산 찾는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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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베이징의 핵심 상업지구인 차오양(朝陽) 구. 빌딩 숲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높이 260m, 연면적 16만7500m² 규모의 빌딩이 한창 공사 중이다. 이 빌딩의 주인은 바로 삼성생명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영국 런던에도 삼성생명 소유의 대형 빌딩이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자산 운용 이익이 줄어 역마진을 보고 있는 보험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위해 국고채 등 국내 안전자산에 주로 투자해왔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수십 년 뒤에 돌려줘야 하는 만큼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보다는 안전하게 관리하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이런 안전한 자산 운용으로는 역마진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및 주식, 증권 등 국내 보험사들의 외화 자산은 2013년 3월 말 35조4000억 원에서 올해 3월 말 61조 원으로 2년 새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해외 투자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은 보험사들의 대표적인 투자 대상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기준 글로벌 부동산의 5년간 수익률은 13.7%로, 같은 기간 한국국채 수익률 3.3%의 4배가 넘는다.

국내 보험사 중 해외 부동산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삼성생명이다.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세계 각지의 부동산을 적극 매입하고 있다. 베이징 차오양 구에 짓고 있는 지상 57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에는 7500억 원을 투자했다. 2016년 말에 완공되면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 및 한국 기업에 사무공간으로 임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 10층 규모의 ‘포르타누오바 바레시네’ 빌딩을 매입하기도 했다. 이 건물에는 현재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이 입주해 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도 지난해 11월 독일의 자산운용사 카남그룹이 소유한 빌딩 3곳에 간접투자하는 등 해외 부동산 투자에 동참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뿐 아니라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삼성화재가 영국 런던 빌딩에, 현대해상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미국 시카고 등의 빌딩에 투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해외 증권 투자에 특히 적극적이다. 변액보험 계정의 경우 해외 투자 비중이 3월 말 현재 58.7%로 생보업계 평균 9.2%에 비해 월등히 높다.

최근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3월 말 현재 국내 보험사들이 보유한 외화 자산은 전체 자산의 6.8% 수준에 그쳤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은 해외 투자를 하고 싶어도 전문성이 떨어져 머뭇거리는 상황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임대 수요 등 현지 시장 분석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해외 투자를 늘리고 싶어도 전문성이 없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에 대한 규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보험사들은 보험업법에 따라 외국환이나 외국 부동산을 일반계정 총자산의 30%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대만은 45%까지이고 미국과 일본은 해외 투자 한도가 없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