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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만명 마음 흔든 통신료 인하경쟁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6.08

데이터 요금제 출시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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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아니라 1년이 더 지난 것 같다.”

8일로 데이터 요금제 출시 한 달을 맞는 이동통신 3사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그만큼 통신 3사 간 경쟁이 치열했다는 증거다.

지난 1개월 동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상대방의 새 요금제에 맞서 총 10차례에 걸쳐 신규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출시, 요금 인하 등을 발표했다. 평균 사흘에 한 번꼴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5일 기준으로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는 SK텔레콤이 116만 명, KT 61만2000명, LG유플러스 40만 명이었다. 3사 모두 합쳐 210만 명이 넘는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인 SK텔레콤의 경우 가입자 100만 명을 넘기는 데 과거 ‘T끼리 요금제’보다 이틀 정도 더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KT도 출시 기간 대비 가입자 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 요금제는 음성 통화와 문자 사용은 무제한으로 풀고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내도록 하는 새로운 요금제다. 이 요금제는 KT가 지난달 8일 처음으로 선보였고, 이어 LG유플러스(지난달 15일)와 SK텔레콤(지난달 20일)이 뒤를 따랐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현재 가입자 규모나 관심도 등으로 볼 때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구도는 데이터 요금제를 축으로 완전히 재편된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지난달 8일 업계 최초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경쟁의 불씨를 댕겼다. 이후 LG유플러스는 KT보다 1000원 싼 요금제를 내놨고, 가장 마지막에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인 SK텔레콤은 모든 요금제에서 유무선 통화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추가 경쟁을 촉발시켰다.

SK텔레콤의 반격에 직면한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을 뒤쫓아 전 요금제에서 유무선 통화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도 당초 6만1000원 요금제부터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던 것을 바꿔, 5만9900원부터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5만9900원 요금제에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것과 맞추기 위한 조치다.

통신사들의 경쟁은 부가 서비스에서도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출퇴근, 점심시간 등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하루 6시간 동안 1GB의 데이터를 추가로 쓸 수 있는 ‘밴드 타임프리요금제’를 새로 내놨다. KT는 지난 1일 하루 중 3시간을 사용자가 마음대로 선택해 2GB를 추가로 제공받는 ‘마이 타임 플랜’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전 요금제에서 모바일 인터넷TV(IPTV)나 유플릭스 무비로 동영상을 시청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1GB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단말기 지원금(보조금) 경쟁에 매몰됐던 통신사들이 요금 경쟁으로 완전히 옮겨갔다”면서 “보조금 안 받으면 20%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제도까지 등장하면서 보조금 경쟁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통신 3사가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부가 서비스 위주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참여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데이터 요금제로 혜택을 보는 계층은 음성을 많이 쓰는 일부 직종과 중장년층 등으로 제한적”이라면서 “2만9900원짜리 최저 요금제에도 더 많은 데이터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