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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GIST ‘지식나눔 봉사’로 지역인재 키운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7.22

‘청소년 과학스쿨’ 교양강좌 인기… 재학생들은 5년째 무료 과외봉사

나주高 등 10개 고교 인재육성 동참… 과학기술 체험활동-대입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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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주 설월여고에 다니는 이수인 양(18·2학년)은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수업을 마치고 교내 동아리인 ‘꿈꾸는 과학나무’ 친구들과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으로 무료 강의를 들으러 가기 때문이다. 지스트 교수진과 연구원들이 실생활과 밀접한 과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줘 1시간 30분 강의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다. “지난해 8월 들었던 ‘열과 나노물질’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 양은 “투명 테이프를 이용해 흑연에서 미래 신소재인 그래핀(Graphene)을 떼어낸 과정을 듣고 나노물질의 열 전달현상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 중학교 3학년인 박모 군(16)은 요즘 영어에 자신감이 붙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영어 학원에 다니기 힘들었던 박 군은 매주 목요일 오후 광주 광산구 월계동 첨단지역아동센터에서 무료 과외를 받는다. 박 군의 과외 선생님은 지스트 신소재공학부 박사 과정의 권기학 씨(31). 2012년 7월부터 첨단아동센터를 찾아 재능 기부를 하고 있는 권 씨는 “아이들의 학교 성적이 오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지역아동센터의 반응도 좋다. 광주 북구 임동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 송선주 씨(26·여)는 “지스트 선생님 두 분이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오는데 재미있고 친절하게 가르쳐줘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 ‘지식 나눔’으로 봉사하는 지스트

지스트가 지역협력사업의 하나로 펼치고 있는 ‘지식 나눔 활동’이 호응을 얻고 있다.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청소년 대상 과학스쿨은 광주지역 대표 과학 강좌로 자리 잡았다. 학생 자원봉사 프로그램인 배움마당도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충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

지스트 오룡관 303호에서 열리는 과학스쿨은 지스트와 지역 청소년의 교류의 장이자, 어렵고 딱딱한 과학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알려주는 교양 강좌다. 강의가 열릴 때마다 200여 석이 꽉 찬다. 초중고교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사도 강의를 들으러 온다. 전남 장성·담양·화순군 등 광주 인근의 학생들이 ‘원정 수강’을 올 정도로 인지도와 참여도가 높다.

소외계층 아이들을 찾아가는 배움마당은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다. 지스트 대학생과 대학원생 46명은 광주 광산구, 북구, 남구 관내 15곳 지역아동센터의 중고교생 171명에게 수학 영어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들은 수업과 연구로 바쁜 시간을 보내지만 짬을 내 매주 한두 차례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2시간 정도 수업한다.

○ 거점고 인재 육성 동참

지스트의 교육 기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스트는 21일 전남도교육청과 ‘거점고 인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도교육청은 2011년부터 학생 수 감소로 침체된 농어촌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거점고 육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거점고는 나주고 무안고 보성고 해남고 완도고 고흥고 벌교상고 영광공고 도초고 해남공고 등 10개 학교다.

지스트는 협약을 계기로 거점고 학생들에게 과학기술 체험 활동과 진로 설계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과학스쿨 등 지스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거점고 학생이 참여토록 하고 과학 성적이 우수한 학생 10명을 뽑아 30만 원씩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또 올해 말까지 학교당 5개 학급에 과학도서와 책꽂이를 기증한다. 도교육청과 함께 전남지역 고교생에게 입시 정보를 제공하고 대입 지원 전략을 알려주는 대규모 설명회도 열기로 했다. 문승현 지스트 총장은 “1993년 설립된 지스트가 국가 과학기술 핵심 기관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지역민의 성원 덕분”이라며 “과학기술 발전에 매진하면서 지역사회 봉사 등 사회적 책임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