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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건설, 해외 플랜트 공략… 위기를 기회로 바꾼 ‘미래경영의 힘’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7.23

[기업&CEO]전문건설업에서 기술력·실적 최고 수준

인재중심 경영으로 실력 인정받아, 지역 넘어 세계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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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 하면 먼저 떠올리는 게 대형 종합건설사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로부터 공정별로 하도급을 받아 실제 시공을 도맡아 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이야말로 우리나라 건설 산업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주역이다. 전문건설업체는 토목과 철근 콘크리트 등 특화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업체를 말한다. ‘한 우물’을 파는 기업이다.

최근 경기침체와 발주 물량 축소 등의 영향으로 전문건설업체들이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공사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지방 건설업체들이 잇달아 간판을 내리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 지역 전문건설업체의 ‘글로벌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천부건설이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최근 좁은 국내시장을 탈피해 해외 플랜트 건설시장에서 가치를 수확하며 미래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섰다.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로 국내 사업이 정체기로 접어들면서 이를 만회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토목에서 철근 콘크리트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

㈜천부건설은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위치한 전문건설업체다. 대림산업에서 11년간 근무한 김충겸 대표가 1994년 설립했다. 직원 4명으로 시작한 사업은 20년이 지난 지금, 35명이 근무하는 연매출 400억 원의 알토란 기업이 됐다.

주력사업은 화학 플랜트 및 발전플랜트. 이외에도 토목공사와 아파트, 호텔, 차량기지, 일반건축 등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도 인정받고 있다. 한화건설과 대림산업, GS칼텍스 우수 협력사 표창을 받았고, 대한전문건설협회 철근 콘크리트 우수회원사와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 등 수상 이력도 여럿이다. 2007년엔 광주전남지방 중소기업청에서 경영혁신 중소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올 초엔 중소기업청장으로부터 경영혁신 표창을 받았다. 또한 (사)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부회장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천부건설은 국내에서 인정받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을 교두보로 삼아 카자흐스탄 플랜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단과 파푸아뉴기니 등의 해외 산업단지 개발 사업에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롯데케미칼이 발주한 천연가스 처리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등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천부건설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에서 연산 약 81억 m²의 천연가스 처리 플랜트 건설공사 중 현대E&C부문 건축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2013년 5월 착공했으며 2015년 10월 준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카자흐스탄에서도 화학플랜트 건설수주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단에서도 레미콘 공장과 제과 공장 신축공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는 1000채의 아파트와 관세청 사옥 신축공사를 맡아 2018년 12월 완공할 계획이다.

천부건설은 국내 시장의 수익 저하로 인해 5년 전부터 해외사업을 모색해 왔다. 지역 건설업체에서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밑그림을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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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겸 대표 “미래 먹거리 준비는 CEO의 의무”

김충겸 대표는 “최고경영자는 항상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하는 위치”라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건설업체에 비해 분야가 다양한 것도 경기 순환을 예상해 미리미리 대비한 것이다.

“건설은 경기에 민감해 주력 분야 경기가 나빠지면 회사 전체가 위기에 빠지기 쉽습니다. 직원과 그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경영자는 미래를 준비할 의무가 있는 거죠. 한쪽이 나빠지면 다른 쪽을 통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해외 사업에서 그 돌파구를 찾은 것도 국내시장이 워낙 위축됐기 때문이죠.”

국내에서도 쟁쟁한 업체들을 따돌리고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천부건설은 GS칼텍스의 대규모 HOU(중질유분해공정·Heavy Oil Up grade) 프로젝트 등 고난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플랜트 사업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 밖에 보령화력 7·8호기, 월성 방사선폐기물 처리시설을 비롯해 화력발전소, 열병합발전소 등 플랜트 시설에서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주요 거래선은 대림산업과 GS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현대E&C, GS칼텍스 등이다.

현재 대우건설과 ‘포천 복합 화력발전소 1호기’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관급공사에서도 실적을 쏟아내고 있다. 아파트와 일반건축 및 관로공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안양 호계아파트와 인천공항 철도공사, 한국광기술원 건립공사, 순천 농산물도매센터, 통영국제음악당, 여천 산단 관로공사 등이 대표적인 실적이다. 지역 건설업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쟁쟁한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쌓으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천부건설은 한 시대에 유행하는 경영 풍조와는 사뭇 다르게 행동하고, 대기업과도 다른 방식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직원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 현장관리와 순발력 있는 공사진행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등 야심차게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면서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획기적인 혁신을 이루어 낸다. 지방 업체의 특성상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 빼고는 애로사항도 적은 편이다. 대다수 지방 전문건설업체는 ‘을’의 입장에서 고충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천부건설은 전문기술력이 있고 재무구조가 튼튼해 수주물량 확보나 저가 수주의 고충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인재 중시 경영이념… 사람 지키니 회사가 쑥쑥

천부건설의 성장비결은 ‘인재’에 있다. 지방 인재들이 모여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설 회사를 만들었다. 학교 성적이 일류인 사람보다 회사에서 일류가 될 사람들과 함께하는 곳이 천부건설이다. 우수한 지역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지속적인 훈련과 교육을 통해 이들을 일류 인재로 키운다. 학벌에 상관없이 입사 후 최고가 되는 회사가 바로 천부건설이다.

김 대표의 인재 중시 경영이념은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었다. 회사가 직원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자발적 생산성 향상을 끌어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구성원의 행복을 가장 높은 가치로 두고 경영하는 천부건설은 직원 복지도 으뜸이다. 사무직과 현장직을 막론하고 모든 임직원은 주기적으로 돌아가며 해외여행과 연수를 떠난다. 회사가 성장한 만큼 일정 부분은 직원들에게 환원하겠다는 것이 바로 천부건설 경영진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구성원의 가치가 올라가면 회사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동반 성장한다고 말한다. 구성원의 만족이 곧 고객 만족으로 직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성원의 성장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문화를 토대로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들은 남들보다 특출해서라기보다 몰두하는 사람입니다. 몰두하는 열정을 가진 직원들이 만족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목표는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지만, 종사자들을 생각하는 배려도 중요합니다.”

창립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온 천부건설. 빼어난 기술력과 배려와 신뢰의 노사관계, 그리고 과감한 도전이 ‘세계로 가는’ 작지만 강한 기업 천부건설의 커다란 꿈을 가능케 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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