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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때 수학성적 갑자기 오른 문과생, 기초 다지기 소홀하면 수포자 되기 쉬워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8.06

문·이과 계열 가르는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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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1학년들은 수학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문과를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계열 선택은 자신의 진로 적성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문제지만, 수학 내신성적이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2학년이 된 문과 학생들의 내신성적도 널뛰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에 흥미와 적성을 보이는 학생들이 이과로 쏠리면서, 수학을 못하던 학생조차 2학년 문과에 들어와서는 수학 성적이 급격히 상승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 발생하는 것. 이때 반사이익에 현혹되지 말고 기초실력을 다지는 지혜가 필요하다.

입시정보기관 진학사가 2011∼2014년 대입 모의지원 시스템에 3년 치 학생부 성적을 입력한 고교 졸업생 48만여 명을 대상으로 재학 중 내신성적 변화를 분석한 결과, 문·이과 계열을 가르는 주요 요인은 통념대로 1학년 수학 성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1학년 수학 성적이 1등급대(4만8329명)인 학생 중에서 70.5%(3만4083명)는 이과를 선택했다. 대상 학생들 중에서 56.4%(27만5643명)가 문과를 선택한 것과는 달리 수학 1등급 학생들은 이과를 지망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

2등급대에서도 이과 지망(58.4%·4만1405명)이 우세하며, 3등급대(9만6099명)에서 문과 지망이 50%(4만8103명)로 역전되고, 1학년 수학 성적 8등급대 학생(9366명)의 경우에는 84.9%(7960명)가 문과를 지망했다.

1학년 수학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2학년 때 자연계로 빠지면서 2학년 때 문과를 선택한 학생들은 수학 성적을 올리기가 더 수월해진다. 2학년 문과 학생(27만5643명) 중 수학 성적이 올랐다고 응답한 학생은 40.6%(11만2008명)나 됐다. 자연스럽게 수학에 대한 자신감도 붙어야 하지만, 오히려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고3 때까지 수학 성적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대체로 문과생들이 보는 수능 수학영역(수학 A 또는 수리 나형)에서 성적 분포가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극명히 나뉜다. 수학 성적이 대부분 오르지만 수학 포기자도 상당수라는 것.

결과적으로 문과생들의 수학 성적 상승은 착시일 가능성이 크다. 논리수학 황성환 부사장은 “2학년 때 수학 실력이 오른 것으로 착각하고 수학 성적 기초 다지기에 소홀하거나 수학 범위가 3학년 때 넓어질 경우 오히려 적응을 못하고 수학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과에서는 2학년 때 국어 성적이 오르는 학생이 15.6%(3만3274명) 수준이었다. 결국 계열 선택 후 문과에서는 수학, 이과에서는 국어 성적이 오르지만 이 역시 우수학생 이탈에 따른 반사이익일 가능성이 높다. 진학사 김희동 소장은 “결국 변별력이 높은 수학 기초 다지기에 힘쓰는 한편 성적 상승에 꾸준히 공을 들여야 하는 영어에서 반전의 기회를 찾는 것이 내신성적 상승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