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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블루오션’ 로봇청소기 시장 빨아들여라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8.11

年 20% 성장… 2016년 2조원 규모

업체들 신제품 개발 경쟁 치열… 삼성, 흡입력 140배 늘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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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빨리 손 하나 ‘까딱’ 안 하고도 집 안을 청소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빨래는 세탁기가,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대신해주는 시대가 됐지만 아직 청소만큼은 인간의 손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가사노동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IA리서치는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이 2009년 5억600만 달러(약 5920억 원) 규모에서 내년 20억 달러(약 2조3400억 원) 규모로 매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가전업체들이 로봇청소기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다이슨 등 외국 업체들도 매년 최신식 로봇청소기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진공청소 기능으로 차별화를 선언한 ‘파워봇’ 시리즈를 내놨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 1년을 맞아 기존 제품 대비 흡입력을 140배까지 키운 파워봇 신제품을 내놨다. 4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만난 이주상 책임연구원은 “수차례의 소비자 조사 결과 로봇청소기를 써 본 고객들마다 가장 실망했다는 부분이 아이러니하게도 청소 본연의 기능이었다”며 “기존 로봇청소기는 진공 흡입이 아닌 사이드 브러시로 먼지를 쓸어 담는 방식이라 청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경쟁사 제품들이 선보인 CCTV 등 부가 기능은 최대한 줄이고 청소 기능에 집중했다.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달아 진공 청소가 가능하도록 했고, 제품 바닥에 달린 청소 솔도 기존 제품보다 면적을 2배 가까이 넓혀 구석구석까지 쓸어 담도록 했다.

소비자들이 흔히 로봇청소기에 대해 말하는 두 번째 불만은 ‘멍청함’이다. 로봇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청소를 시켜놓으면 혼자 구석에 박혀서 헛바퀴 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나우진 선임 연구원은 “기존 제품은 적외선 센서가 전면부에 점의 형태로 부착돼 있어 센서와 센서 사이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며 “파워봇 신제품은 센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면부에서 선의 형태로 동시에 빛을 쏘는 ‘풀 뷰 센서’를 부착해 의자 다리처럼 얇은 장애물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디자인도 경쟁사 제품들과 달리했다. 둥글고 귀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대신 일부러 모터와 먼지통 등 내부에 있던 부품들을 외부로 꺼내 ‘기계’라는 느낌을 강조했다. 지름 105mm의 대형 바퀴는 자동차 서스펜션처럼 굴곡에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 가정의 문턱이나 서양 가정의 카펫 위도 문제없이 올라탄다.

제품 상단에는 1초에 30장씩 천장 사진을 찍는 카메라가 부착돼 있다. 파워봇은 사진을 촬영하는 ‘매핑’ 기술을 기반으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한다. 임연우 전략마케팅팀 대리는 “제품 전면부에 카메라를 달면 집안 가구 배치가 바뀔 때마다 혼돈이 생길 수 있어 바뀔 일이 없는 천장을 기준으로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파워봇 가격대는 84만∼139만 원이다.

수원=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