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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Review]공존공영의 가치를 뿌리내린 100년 기업

작성자 : admin / 날짜 : 2015.07.20

[Economic Review]공존공영의 가치를 뿌리내린 100년 기업 - 동아경제

파나소닉코리아, 사업 다각화 대신 시장 맞춤형 상품으로 승부
지속가능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성취해낸 기업


 
생활가전이나 전자업계는 이른바 ‘별들의 전쟁터’로 불린다. 당대 A급으로 뜨는 스타들만이 모델로 기용되기 때문이다. 가장 ‘핫(Hot)’한 연예인들이 광고모델로 등장하는 전자업계에서 파나소닉코리아㈜(panasonic.kr)는 유별난 기업으로 통한다.

그동안 파나소닉코리아는 유명 연예인보다 제품을 부각시키는 광고나 사회공헌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왔다. 이는 ‘제품과 기술, 건강한 기업 철학이 곧 모델’이라는 노운하 파나소닉코리아 대표(55)의 소신 때문이다. 노 대표는 “기술적인 차이가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만 판매하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현지화에 힘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B2C부터 B2B까지… 모든것을 만든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본사를 둔 파나소닉코리아는 2000년 ‘나쇼날파나소닉’으로 출발했다. 파나소닉코리아는 한국법인 설립 이래 15년 동안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특히 2008년부터는 ‘웰빙 가전의 명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마케팅활동에 주력해왔으며 올해부터는 ‘웰 에이징 분야의 리딩 기업’으로서 역량을 쏟고 있다.

파나소닉은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 고노스케(1894∼1989)가 1918년에 창업한 전통의 가전 브랜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혼다 소이치로, 이나모리 가즈오와 함께 일본 3대 경영의 신으로 불린다.

창업 초기 전구 소켓 생산업체로 출발한 파나소닉은 지금은 전자 관련 제품 대부분을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파나소닉이 만드는 제품 가짓수는 무려 6만 종이 넘는다. 전기자전거부터 TV, 스마트폰, 전구, 스위치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선보이며 B2C 제품부터 영상기자재 등 B2B 제품까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파나소닉은 전자업계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기업이다. 시장점유율이나 매출액 면에서 실제보다 과소평가된 경우가 많다. 국내 소비자들은 일본 전자업체하면 대개 소니를 떠올리지만 실상은 다르다. 파나소닉의 2013년 매출은 86조 원으로 80조 원의 소니를 앞섰으며, <포춘>지 선정 글로벌 기업 500 순위에서도 파나소닉은 83위를 기록해 ‘일본 최대의 종합 가전브랜드’로서 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사실 한국 장년층에는 파나소닉이 낯익은 이름이다. 한때 TV와 오디오로 유명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였지만 근래 들어 한국 브랜드들이 급성장하면서 파나소닉의 세가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파나소닉의 브랜드 파워가 약해져서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에서는 TV, 오디오 등 파나소닉의 AV 제품을 보기 힘들다. 노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이 삼성과 LG 제품만으로도 만족하는 데 굳이 똑같은 제품을 팔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공존공영’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업체와 함께 발전하고 함께 살아나간다는 뜻이다.

그대신 한국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품목에서는 파나소닉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두드러진다. 파나소닉코리아는 한국 시장에 TV 대신 디지털카메라, 구강세정기, 안마의자 등을 내놓고 있다.




의료 및 미용기기 주력… ‘Best’보다 ‘Better’ 추구

파나소닉은 ‘Best’보다 ‘Better’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저렴하고 좋은 제품으로 더 나은 인류의 삶과 이로운 세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기업철학에서 유래한다. 기업 슬로건이 ‘A Better Life, A Better World’인 이유다.

파나소닉코리아는 요즘 의료기기와 이·미용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간판제품인 구강세정기, 음파전동칫솔은 스스로 잇몸건강을 챙길 수 있는 똑똑한 생활가전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구강세정기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히트상품이다. 파나소닉이 세계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다.

아울러 파나소닉코리아는 구강세정기 시장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국민 구강건강캠페인’도 실시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의하면 치아가 건강하지 못한 한국인이 800만 명이나 된다. 파나소닉코리아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구강건강을 다지는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 하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업문화로도 유명하다. 노 대표는 재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CSV(공유가치 창출) 리더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올해로 16회째 진행되고 있는 CSR투어가 대표적이다. 수도권 내 청소년시설 등 복지시설 110여 곳에 생필품을 기부하는 등 지원과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사회와의 스킨십과 소통을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뒷받침됐다. 또 파나소닉코리아는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로도 유명하다. 2011년과 2014년 여성가족부로부터 직원들의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돕는 가족친화기업으로 선정됐을 만큼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를 자랑한다. 임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출산·육아 복지도 훌륭하다.


▼ [인터뷰]“공존공영… ‘착한 영속기업’ 만들어야죠” ▼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160"] 노운하 대표[/caption]
“소비자가 만족하는 제품이 없는 시장을 발견하면 어디든지 파나소닉코리아가 갑니다. 우리는 한국의 대기업이 잘 만들지 못하는 틈새시장에서 기회를 찾아 고객이 만족하는 최고의 일등상품으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노운하 파나소닉코리아 대표는 파나소닉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히는 전자업계의 산증인이다. 월급쟁이에서 10년 만에 대표이사로 등극한 경영인이자 파나소닉코리아 최초의 한국인 대표이기 때문이다. 아남전자와 미래통신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파나소닉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 2010년 파나소닉코리아 대표로 취임했다. 파나소닉의 과거 영광을 되찾고 한국 소비자에게 친숙한 기업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안겨졌다.

“파나소닉의 철학은 공존공영입니다. 직원들의 행복을 돕고, 사회의 행복에 보탬이 되는 가치 있는 사업, 이것이 제가 오랜 고민 끝에 찾은 기업의 목표입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파나소닉의 창업주 마쓰시타처럼 사회공헌에 우선 가치를 두겠다는 의지다. 윤리경영의 책임은 직원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500"] 왼쪽부터 음파전동칫솔(충전기식), 제트워셔, 휴대용 음파진동칫솔. 파나소닉코리아 제공[/caption]
노 대표는 항상 직원들에게 “비서처럼 일하고, 최고경영자의 생각을 읽어라”고 주문한다. 이는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에 기여하는 것이 곧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그는 상품 가격의 거품을 빼고 본사와 가격 평준화를 이룬 것이 파나소닉코리아의 강점이라고 했다. 파나소닉코리아는 갑과 을이 신뢰로 공존하는 구조를 갖고있다. 딜러들의 재고를 100% 회사가 떠안고 대금 결제도 선불을 원칙으로 한다.

노 대표는 “회사와 직원들의 일체감 없이는 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며 “회사가 근로자를 배려하고 자발적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내 기업과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출처:http://economy.donga.com/3/all/20150718/72546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