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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를수록 OK”… 광고대박 HS애드의 비밀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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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좀 하죠? 이거 읽어봐요.” “쓱(SSG).”

배우 공효진과 공유는 15초 광고에서 이처럼 딱 한마디씩 주고받는다. ‘쓱’은 신세계닷컴(SSG.com)의 영문 머리글자를 소리 나는 대로 읽은 것이다. 무엇을 홍보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이 TV 광고가 대박이 났다.

11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이 광고는 지난해 12월 말 시작한 이후 이날까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2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광고 평가 사이트(tvcf.co.kr)에서도 1월부터 이날까지 인기 광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광고의 패러디까지 유행하고 있다. “오늘 라면 한 그릇 ‘쓱’ 어때?”, “청바지 하나 ‘쓱’ 장만할래요”처럼 일상 대화에서도 ‘쓱’을 많이 사용한다. 광고가 흥행하면서 업체의 매출도 올랐다. 광고가 시작된 12월 31일부터 1월 10일까지 신세계닷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늘었다.

이 광고가 주목받으면서 광고를 제작한 LG계열 광고회사 HS애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HS애드의 광고 수주액은 2010년 5580억 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2014년에는 1조639억 원으로 4년 만에 2배로 늘었다. 광고업계에서 단기간에 이처럼 매출이 급증한 사례는 흔치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현재 HS애드는 광고 수주액 기준으로 제일기획, 이노션에 이어 업계 3위 수준이다.

광고업계에서는 “HS애드가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한항공의 ‘어디까지 가봤니’ 광고 시리즈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최근 들어 대박이 터졌다”며 “이는 HS애드가 꾸준히 체질 개선을 한 덕분이다”고 평가하고 있다.

HS애드 김종립 대표이사(60)는 2010년 취임하면서 기존 광고와 다른 광고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사내에 ‘다름상(The Difference Award)’을 만들어 차별화된 광고를 만들 것을 격려했으며 그중 뛰어난 작품을 선정해 연말마다 상을 줬다. 더 나아가 고객사에게 “이런 제품을 만들고, 거기에 이런 광고를 덧붙이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는 사업부(‘오버더레인보우’)를 만들어 공격적으로 영업했다.

2014년부터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만든 광고들이 잇달아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배달의민족’(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은 2014년에 영화예고편 형식으로 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광고는 그해에 대한민국광고대상 2개 부문(통합미디어, 인쇄광고)에서 대상을, 2015년에 라디오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를 고맙게 여긴 광고주 우아한형제들은 ‘부럽다 HS애드’라는 문구를 넣어 헌정광고(옥외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유재석을 모델로 한 캔디크러쉬(게임 애플리케이션)부터 야놀자(숙박 사이트), 배우 유아인이 나오는 LG유플러스 광고가 모두 인기를 끌었다. 이어 배달의민족과 쓱 광고가 흥행 결정타를 날렸다. 김종립 대표이사는 “먼저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사내 분위기부터 바꾸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광고주와 소비자도 신선하다고 느끼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