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청년-노년층서만 비정규직 급증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02.20

취업난이 비정규직 양극화 부추겨

20대 초반과 60대 후반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증가하는 ‘비정규직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괜찮은 일자리를 잡지 못한 청년들과 은퇴 이후 생계 유지를 위해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하는 노년층이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노동연구원의 ‘2016년 비정규직 노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중은 32.8%로 2003년 8월(32.6%)보다 0.2%포인트 늘었다. 2013년 8월 이후 비정규직 비중은 32%대에 머물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비정규직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막 사회에 진입하는 20대 초반, 재취업으로 내몰리는 60대 후반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비정규직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현재 15∼24세 남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중은 52.5%로 조사됐다. 이는 2003년 8월보다 6.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노동시장에서 상대적 약자로 분류되는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도 비정규직 비중은 70.6%로 조사돼 13년 전보다 7%포인트 늘었다. 반면 20대와 65세 이상을 제외한 나머지 남성 근로자의 연령대에서 비정규직 비중은 최대 11.7%포인트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청년층과 노년층의 비정규직 비중 증가는 여성 임금 근로자에서도 확인됐다. 여성 임금근로자 중 13년 전보다 비정규직 비중이 높아진 연령대는 15∼24세(10.7%포인트 상승), 65세 이상(2.4%포인트 상승)뿐이었다.

김복순 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노령층은 경비와 청소용역 등 단순 노무직이 많고 청년층의 경우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위주로 일자리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계약기간도 짧아지고 있다. 계약 기간이 1년인 기간제의 비중은 지난해 8월 41.7%로 2003년(19.3%)보다 22.4%포인트 늘었다. 1개월 이상∼1년 미만으로 계약하는 기간제도 13년 전(29.0%)과 비교하면 8%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2년 초과 3년 이하 기간제 근로자는 2.9%로 2008년 8월(5.4%)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2007년 시행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일명 비정규직법)이 근로계약 단기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보장을 위해 2년 이상 근무한 계약직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한 법 규정 때문에 상당수의 기업이 비정규직을 2년 내에 해고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