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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네” 국정교과서 반대 대학별 이색 대자보

작성자 : admin / 날짜 : 2015.10.25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각 대학들의 대자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보는 사람의 이목을 끄는 기발한 '이색 대자보'들이 누리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1. "복음서도 네 개나 있는데"…'얌전한 신학생'은 편견, 그들도 유쾌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대자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가장 최근 이목을 끈 대자보는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 학생들이 내건 대자보다. 대자보는 "복음서도 네 개나 있는데…"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총 66권의 성경 중 예수의 삶을 다룬 복음서는 4개서다. 마태와 마가, 누가, 요한까지 총 네 명의 저자가 각각 다른 시선으로 예수를 기록해 후세 사람들이 예수를 객관적이고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한국의 역사를 다룬 교과서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해야 객관적이고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2. "완벽한 검정(Black)을 만드는 법"…색채를 빌린 미대생의 촌철살인

홍익대학교 대자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 대자보는 눈이 약간 아플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닌 흐릿한 글씨 색 때문이다. 

이 대자보를 작성한 미술학도는 '한 개의 관점에서 서술한 역사도 이렇듯 혼란을 준다'고 말하고 싶었던 듯하다. 

대자보에서 이 학생은 "깊이 있는 검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녹청색, 자홍색, 노란색을 겹쳐 찍어내야 한다"며 "객관적인 역사도 홀로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각의 다양성을 보장하면 주관들이 균형을 이뤄 객관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3. "역사는 '올바르게 해석된' 공정성"…작은 글씨까지 꼼꼼히 읽어야

작은 글씨에 집중할 때 대자보의 진의(眞意)가 보인다.

"역사교육은 국가의 부정을 목표로 하는 좌파들의 영향력을 일소해야 한다. 역사는 '올바르게 해석된' 공정성에 기초해야 한다"는 대자보의 문구를 읽고 고개를 갸우뚱했다면, 대자보 오른쪽 아래에 있는 작은 글귀를 보면 된다. 

'나치독일 교육 강령'이라는 말이 이 대자보가 품은 참뜻을 일깨워준다. 개인적으로 기자는 왼쪽 아래를 보고 한 번 더 놀랐다(이런 촌철살인의 대자보가 1학년의 작품이라니).

 

이밖에도 재치 있는 북한식 글투로 표현한 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의 대자보, 경희대학교 사학과 학생이 '시일야방성대곡'을 패러디해 쓴 대자보도 눈길을 끌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언제쯤 마무리될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계속될 대학생들의 재치있는 대자보를 기대해 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