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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최저임금 인상 4개월 “中企, 인건비 30% 이상 올라…피 마른다”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4.17

89630467.2.jpg지난 13일 방문한 서울 금천구 소재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에서 이기덕 이사장이 가구(상향식 개폐장) 내구성 시험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최저임금 인상에다 근로시간 단축까지 중소기업들 피가 마르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하소연을 요약한 말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단순히 제도 변경이 아닌 중소기업의 생사를 결정하는 문제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중앙회 출입기자단은 이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서울 금천구 소재)과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경기 시흥시 오이도 소재)을 찾았다. 

◇가구업계 “시공까지 더해져 인건비 심각”
 

“최저임금 인상으로 납품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2% 이상 올랐습니다. 우리처럼 싱크대, 붙박이장 등 가구업계는 제조부터 시공까지 진행해야 해서 실제로는 (인건비가) 30% 이상 오르는 등 체감 현실이 매우 심각합니다.”

이기덕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은 가구 업계의 현주소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오른지 4개월째에 접어들면서 업계의 고민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정부는 2020년까지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가구업체 (주)하나데코의 대표이사이자 화성시기업인연합회 회장도 겸하고 있는 이 이사장은 “우리 회사의 경우 신규 인원 채용은 조심스럽고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인력 감축을 노력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기업을 못하겠다는 한탄들이 많다”고 전했다.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30~70%까지 고용하고 있는데 이들이 급여를 바로 본국에 송금하기 때문에 정부가 의도한 소득 주도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도 현실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최저임금 인상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정부 측에 제공하는 납품단가에도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조합 한 관계자는 “조달청의 의뢰로 경쟁입찰을 통해 (아파트 가구)낙찰을 받는데 지난해와 (낙찰)가격이 거의 같았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계의 최대 난제는 단연 ‘구인난’이다. 오는 7월부터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주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본격 시행을 앞두고 주택가구업계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 이사장은 “지금도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는 날들이 많은데 이를 법적 기준에 맞추려면 2부제, 3부제로 시스템을 변경해야 한다”며 “구인난 속에서 과연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스마트공장도 업계는 고민거리다.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스마트공장이 필수적이지만 정부 지원금 500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현재 5000개 수준인 스마트공장을 2만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 이사장은 “라인 자동화에 최소 몇억, 많게는 몇십억이 든다”며 “중소기업들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89630468.2.jpg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에 위치한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의 박순황 이사장이 금형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News1



◇금형업계 “수출 납기일 못지킬까 걱정”

금형업계도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가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의 박순황 이사장은 “금형업계는 수출을 많이 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과 납기일이 생명”이라며 “근로시간단축으로 납기일을 어기게 될까 우려된다. 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최저임금 등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금형업계의 경우 내년 채용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업체가 많다고 한다. (주)건우정공 회장이기도 한 박 이사장은 “금형업계가 잘된다는 보장이 있으면 신규 인력을 미리 채용해서 교육을 시키는 등 투자를 하겠지만 인도나 중국 등 경쟁국가들이 치고 들어오면서 업계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본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본은 설비 투자를 하면 법인세를 탕감해주는데 좋은 설비를 가져다 놓으니 회사 경쟁력이 생기고 수주가 증가하고 일자리도 늘어난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조합의 임영택 전무는 “금형업계는 첨단화에 적게는 수억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예산 지원을 일부 하지만 턱없이 부족하고 국산 장비만 구매해야 하는 등 한계가 있다”며 조합이 금형 실무교육을 할 때에는 외산의 정밀 기계도 있어야 우수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은 한샘 등 대형 가구업체부터 중소형 가구업체까지 총 126개사가 조합사로 속해 있다. 1983년 2명의 상근직원으로 출범한 주택가구협동조합은 현재 19명의 상근직원을 두고 있으며 단체 표준 인증과 공동 판매 및 공동 구매 등으로 연간 28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형 가구업체를 제외한 중소가구업체들의 연간 매출은 2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주택가구협동조합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안에 우수단체표준인증제품 조항이 신설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1980년 설립된 한국금형공업협동조 경우 전국 금형 및 관련기업 560개사가 조합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중 60%는 플라스틱 금형 및 프레스 금형 업체다. 

현재 3개팀 1본부의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총 24명의 임직원이 근무중이다. 공동구매 등을 비롯해 실무교육사업(금형기술교육원)을 진행하고 있다. 금형업계 종사자는 2015년 기준 1954개사(종업원 10인 이상), 4만2581명이며 지난해 수출액은 29억달러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