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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Special Report]“AI 활용한 수시채용이 인적자원 혁신의 열쇠”

작성자 : 관리자 / 날짜 : 2019.09.06

 

HR 전문기업 머서 박형철 한국지사장 인터뷰

 

인공지능(AI)이 인적자원(HR) 분야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서류나 면접 전형에서의 비용 절감을 노리는 국내 주요 대기업은 물론이고 젊은 구직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원하는 스타트업들도 채용 과정에 AI를 활용하는 일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아직 국내 기업 중에서는 HR의 여러 분야에 AI를 고루 활용하는 곳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AI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수년 내 HR 분야에서도 이 기술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머서 매치(Mercer Match) 등 자체적인 툴을 개발해 일찍부터 AI를 HR 분야에 접목해 온 HR 전문기업 머서(Mercer)에 AI의 장점과 한계,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묻고 들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79호에 실린 박형철 머서 한국지사장 겸 대표이사와의 인터뷰를 요약해 소개한다.

 

―AI가 최근 채용에서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최근 채용의 전반적인 흐름인 수시 채용과 잘 맞아떨어진다. 예컨대 머서가 북미권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머서 매치’라는 채용 툴의 경우 소셜미디어나 대학교 웹페이지 등에 깔아두고 지원자들이 게임을 통해 자신의 직무적성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한다. 지원자가 동의하면 개개인의 게임 결과를 저장해둔다. 기업들은 사용료를 내고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애틀랜타에 있는 월마트가 파트너십 관리 매니저를 뽑으려고 한다면 머서 매치에 결과를 남겨 둔 지원자들 중에 필요한 적성이 높게 나타난 사람을 검색해볼 수 있다. 몇 명의 후보자를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채용을 결정한다.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직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 면접하고 채용하는 수시 채용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돕는 툴인 셈이다. 또한 세대적 특성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현재 조직 내에서 신입부터 허리 직군까지 폭넓게 분포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전 세계 공통적으로 사람보다 AI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정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는 반면에 AI가 평가한 결과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 없이 받아들인다. AI를 도입하면 채용 과정 전반에 대한 지원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AI를 활용하는 데 한계나 문제점은 없을까?

 

“데이터 풀이 협소할 때 문제가 된다. 충분하지 않은 데이터를 가지고 판단을 내리면 편향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최소 7, 8년 치 데이터가 누적돼 있어야 한다고 본다. 국내 기업들이 HR 분야에 AI를 도입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데이터 문제다. 혹여 데이터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도 흔히 말하는 ‘활용 가능한 형태의 데이터(transactional data)’가 아니라면 무용지물이다. 쉽게 말하면 텍스트형 데이터가 아니라 코딩형 데이터여야 한다. 기업들은 의도적으로라도 데이터를 모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 기업들의 경우 같은 업종에 있는 작은 기업들끼리 연합해서 데이터를 공유하고 AI 모델을 도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생각해 볼 만한 방법이다.”

 

―앞으로 HR 분야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방향은…?

 

인적자원(HR) 전문기업 머서의 박형철 한국 지사장 겸 대표이사는 “실시간으로 진행될 미래의 HR에 인공지능 활용은 필수”라고 말했다. 머서 제공

“HR는 실시간으로 진행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1년에 한 번 사람을 뽑고, 1년에 한 번 승진 또는 배치하고, 1년에 한 번 평가해서 보상하는 식으로 움직여 왔다. 이제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경영 환경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프로젝트성 업무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즉각적인 피드백을 원하는 젊은 세대가 많아졌다. 수시로 뽑고, 수시로 평가하고, 수시로 이동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

 

지금은 채용 과정이 공지를 띄우고 조건에 맞는 사람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앞으로는 기업마다 배후의 인력시장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잠재적 후보자들의 풀을 구성하고 프로젝트별로 필요할 때마다 접촉해 뽑아 쓰는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디지털 플랫폼, 플랫폼에 쌓인 데이터,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형성된 모델이며 이 모든 과정에 AI가 핵심 요소로 기능할 것이다.”

 

―평가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평가는 점수를 주고 등급을 매기는 데서 끝나선 안 된다. 어떤 업무가 완결됐을 때 업무와 관련된 동료나 상사, 고객들이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해주고 그것을 토대로 평가 대상자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평가다. 평가는 지체 없이 전달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이런 피드백들이 누적되면 본인에게 엄청난 자산이 된다. 내가 평소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만큼 본인을 성장시키는 것은 없다. 이런 툴이 활성화되면 본인의 커리어 관리에도 크게 도움이 될뿐더러 회사 입장에서도 신속한 직무 재배치와 프로젝트성 업무에 대한 빠른 대처가 가능해진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AI를 통한 인사이트 도출과 실제 업무에 대한 적용이 가능하다. 인사 담당자들이 AI를 통한 업무 개발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HR 분야에서 AI의 미래는…?

 

“AI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예측’이다. 오랜 기간 데이터를 쌓고,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얻어 미래에 대비하고자 함이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회사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 인력을 뽑아 운영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을 잡는 데 유리해진다. 결국 AI는 채용뿐만 아니라 성과 관리와 평가, 보상에 이르기까지 인사 전반에 걸쳐 핵심 툴로 자리 잡을 것이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