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찾아가는 취업특강… 수원 삼일상고서 첫 무대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9.03.19
[청년드림]찾아가는 취업특강… 수원 삼일상고서 첫 무대
“저는 회사 면접을 볼 때 ‘다짜고짜 사은품을 왜 주지 않느냐며 따지는 고객을 어떻게 응대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15일 경기 수원시 삼일상고 시청각실 무대. 이 학교 졸업생 남민우 IBK기업은행 대리(22)가 이처럼 말하자 자리를 가득 메운 재학생 100여 명의 눈빛이 반짝였다. 이날은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한 ‘찾아가는 청년드림 취업특강’의 첫 무대였다. 남 대리는 “오히려 다양한 상품을 고객에게 친절히 권유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상품에 가입하면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었다. 남 대리는 “은행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 IBK기업은행이 출시한 다양한 금융 상품을 공부했던 게 면접을 볼 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날 취업특강이 열린 삼일상고는 1903년 설립된 경기 지역의 대표적인 명문 상고다. 올해 2월 졸업생 32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9명(54.4%)이 취업문을 통과했다. 이 중에는 공공기관과 금융회사 취업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상당수가 대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하는 만큼 이날 모인 학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재학생들의 인기를 끈 것은 취업에 성공한 이 학교 졸업생이 강연자로 나선 시간이었다. 남 대리와 함께 강연자로 나선 변한솔 IBK기업은행 대리(26·여)는 “취업 시즌 가장 막바지인 11월에 합격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펀드와 증권투자 상담사 자격증을 삼일상고 학생 중에서 처음으로 취득했는데, 이런 자격증들이 합격의 열쇠가 됐다”고 설명했다.
졸업생들의 강연이 끝난 뒤엔 “일하면서 실적 부담은 없는지” “고객을 대할 때 어려운 점은 없는지” 등 직장 생활을 궁금해하는 학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학생회 활동이 취업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반장 등의 학생회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변 대리는 “저는 서기 역할을 하는 ‘학습부장’을 했던 것도 자기소개서에 썼다”며 “무엇을 했느냐보다 맡은 일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무엇을 배웠느냐를 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도 이날 취업특강에서 현실적인 팁을 대거 내놨다. 이학재 KEB하나은행 과장은 인사담당자들에게 눈에 띄는 자기소개서를 쓰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는 “두괄식으로 글을 쓰고, 소제목을 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추상적인 단어보다는 구체적인 단어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석 삼성화재 책임은 “단점을 쓸 때 그 단점을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있다는 걸 써야 인사담당자들의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고 싶은 회사에 직접 방문해 현직에 종사하는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면서 “매년 이런 방식으로 힌트를 찾아내는 사람이 취업할 확률이 높았다”고 조언했다.
학생들은 “취업 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며 만족해했다. 재학생 이예은 양(18)은 “학습부장 같은 일도 자기소개서에 쓸 수 있다고 해 힘이 됐다”면서 “은행 취업에 관심이 있었는데 현실적인 조언을 들어 앞으로 준비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철 삼일상고 교장은 “최근 특성화고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해 안타까웠는데,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 자리였다”며 활짝 웃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