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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체험! 파워기업]알티캐스트 “당신이 왜 이곳에 필요한지 납득시켜라”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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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을 차려입은 3명의 지원자가 긴장된 표정으로 면접장에 들어왔다. 후드티, 셔츠 등 캐주얼한 차림의 면접관들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면접관은 각자의 노트북과 지원자의 얼굴을 번갈아보며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연구개발(R&D)직을 뽑는 자리답게 면접관 7명은 전원 연구개발팀에서 일하는 팀장, 그룹장으로 구성됐다. 나훈태 알티캐스트 인사관리(HR) 팀장은 “전문성이 있는 인재를 선별하고 신입사원과 함께 일하게 될 동료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해당 부서의 담당자들이 직접 면접관으로 참가한다”고 설명했다. 셋톱박스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알티캐스트’가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에서 실시한 연구개발직 실무면접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 면접관을 설득하라

셋톱박스는 케이블TV, 인터넷TV(IPTV)에 필요한 수신장비를 말한다. 1999년 설립된 알티캐스트는 미들웨어 등 셋톱박스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판매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653억 원. 소프트웨어 개발이 주요 사업이다 보니 전체 직원(350여 명) 중에서 연구개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 수준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뽑은 30명의 신입사원 또한 80%가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무면접에서는 지원자들의 전문적인 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본인의 졸업논문에 대해 설명하라’는 질문이 나오자 지원자들은 예상했다는 듯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반면 “자신의 연구 성과를 회사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면접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감 넘치게 답하던 지원자들이 말을 더듬고, 했던 말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순간 면접관 몇 명이 재빠르게 노트북 자판을 두드렸다. 40여 분의 면접이 끝나고, 지원자들은 하나같이 아쉬운 표정으로 면접장을 빠져나왔다. 지원자 오영국 씨(28)는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정작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나 팀장은 “연구개발 담당 직원이라고 해서 높은 학력과 연구 성과가 취업의 보증수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본인이 가진 전문적인 능력이 왜 회사에 필요한지 면접관들을 납득시켜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이야기였다.

○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라

질문의 핵심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자기소개서, 면접 등 모든 채용 전형은 결국 지원자 본인이 회사의 질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나 팀장은 “경험이 많은 면접관에게도 제한된 시간에 옥석을 가리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지식이 많다고 불필요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가는 오히려 나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말을 보탰다. 면접관의 질문에만 충실히 답변해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이야기였다.

알티캐스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시채용’으로 약 30명을 뽑을 계획이다. 알티캐스트는 지원자들의 전문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연구개발직에 대해 이례적으로 프로그래밍 관련 필기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지방의 우수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중구 신당동에 아파트 4채를 마련해 직원 기숙사로 활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정보기술(IT) 기업 특유의 자유로운 문화와 출산 지원금 등 사내 복지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회사와 함께 꿈을 키울 인재들의 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