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혁신, 채용으로 연결 돼야 날개
작성자 : 관리자 / 날짜 : 2020.09.07
스펙 아닌 직무역량 중심 채용땐 대학도 교육과정 재설계에 집중
우수 강의 공유, 역량 강화에 도움
“FAANG 취업 때 출신 학교가 얼마나 중요하죠?”
‘저는 학위가 없지만 구글에서 일해요’, ‘대학 졸업도 못 했지만 취업했습니다’.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이다. FAANG은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성장과 혁신을 거듭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인재 채용 기준은 한국의 그것과 차이가 크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코로나19 위기 탓에 국내 채용시장 변화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학의 혁신도 이런 변화와 발을 맞춰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근 카카오는 신입 개발자 300명을 선발하면서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 계획을 밝혔다. 출신 대학을 묻는 대신 코딩(프로그래밍) 능력만으로 뽑겠다는 것이다. 취업포털 ‘진학사 캐치’의 김정현 부장은 “카카오 사례처럼 직무 역량 중심의 채용 문화가 활발해진다면 더 이상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는 의미 없게 된다”며 “이 같은 문화가 확산되면 대학을 바라보던 기존의 인식이 바뀌고 교육 방식의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직 과정에서 직무 역량이 중요해지면 자연스럽게 대학도 학생 역량을 키울 수 있게 교육 과정을 설계하고 실천하게 된다. 교과서와 실습실에서만 존재하는 낡은 이론과 기술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것이다.
대안 중 하나가 이른바 ‘공유대학’이다. 협정을 맺은 대학끼리 우수한 강의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지리적 제약 없이 학생들은 각 대학의 이름난 강의를 골라 듣고 진로에 맞춰 진짜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공유대학을 통한 혁신이 가능해지려면 교원 확보율이나 교지 확보율처럼 규모나 숫자로 대학의 가치를 평가하는 교육당국과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