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의 새 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특수강 매각주간사 회사인 산업은행은 24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제철을 선정했다”며 “가격 등 상세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매각 본입찰에서 세아홀딩스보다 높은 3000억 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세아홀딩스의 경우 현재 포스코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포스코특수강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동부특수강 매각 대금으로 큰 액수를 제시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세아홀딩스가 써낸 액수보다 꽤나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하는 자동차부품의 수직 계열화를 이루게 된다. 고로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현대제철은 2016년 준공을 목표로 당진제철소에 자동차부품용 특수강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선재는 동부특수강이 생산하는 자동차용 엔진과 변속기 등에 사용되는 부품의 원자재로 활용될 예정이다. 동부특수강은 생산 제품의 약 70%를 현대·기아차에 납품해왔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선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판로를 확보하는 한편 동부특수강의 생산시설에서 가공해 부품을 만들어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일관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은 다음 달 말까지 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12월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행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동부특수강 매각을 내년 1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면 국내 철강업계 1위인 포스코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동부특수강은 포스코로부터 연간 34만∼35만 t가량의 선재를 공급받아 왔다. 그러나 동부특수강이 2016년부터 현대제철에서 만든 선재를 공급받으면 포스코는 안정적인 고객을 잃게 되는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3일 기업설명회(IR)에서 “해외 시장에서 구매처를 적극 발굴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