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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 기업]창업·벤처기업 기술개발에서 상품화까지 삼성이 밀어준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10.27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

대구, 섬유산업 메카에서 창조경제 메카로


《 삼성그룹은 대구에 있는 옛 제일모직 터를 활용해 기업과 정부, 지역이 함께하는 ‘지역 창조경제’ 확산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15일 확대 출범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그 중심이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별 혁신센터와 대기업 간 첫 연계 사례다. 대구시와 삼성그룹, 지역 기업 간 협업을 통해 창조경제의 허브로서의 센터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 관계자는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 및 인재 간 긴밀한 교류를 통해 센터를 명실상부한 지역 내 창조경제 구심점으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목표”라고 전했다.

기존 공간을 확대·개선한 센터에는 ‘크리에이티브 랩’이 설치됐다. 센터에 입주한 창업·벤처기업 등이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및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테스트, 시제품 제작 등을 할 수 있다. 상주하는 삼성 직원에게 멘토링을 받을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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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랩’ 입주 창업·벤처기업 멘토링

삼성그룹은 크리에이티브 랩에 입주 업체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개발자용 PC(워크스테이션)와 테스트용 스마트폰, 스마트TV, 3차원(3D) 프린터 등 테스트용 기자재 236점을 설치했다. 삼성전자는 이들이 기자재를 활용해 개발한 앱을 스마트TV 콘텐츠로 활용할 예정이다.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중소기업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 구조다.

출범식 당일 크리에이티브 랩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스마트TV 용 앱 개발업체인 ‘부싯돌’ 직원이 삼성 전문가로부터 멘토링을 받는 현장을 둘러봤다. 부싯돌 직원들은 박 대통령 앞에서 자체 개발한 ‘3차원(3D) 오션앱’을 시연했다. 스마트TV 화면에 어항 기능을 구현해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물고기를 키우고 먹이도 줄 수 있는 게임이었다. 박 대통령은 게임을 직접 해본 뒤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며 부싯돌 직원들을 격려했다

센터 안에는 아이디어 구상 및 정보교류 등을 위한 ‘아이디어 카페’도 들어섰다. 이 곳에는 지역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기존 멘토단(6명) 외에 삼성 직원 2명이 상주하면서 입주 업체에 체계적인 멘토링을 제공한다. 크리에이티브 랩에 설치된 대형모니터를 통해 삼성본사 직원들로부터 원격 멘토링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출범식 당일 부싯돌 외에 스마트TV 용 웹 엔진 개발업체인 ‘에이투텍’과 기술개발 계약을 맺었다. 삼성벤처투자도 전자부품 제조사인 ‘티피에스’, 자동차부품 업체 ‘성진포모’와 지분투자 및 공동 기술개발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기업과 지역기업 간 협업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창조경제 정책이 대구에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실리콘밸리처럼 창업자에게 종잣돈 지원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에서 운영 중인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등도 대구 창조센터에 도입한다. 이 프로그램은 창업자들에게 10만∼15만 달러의 종잣돈을 지원해 약 3개월 동안 빠르게 시제품을 개발하고 투자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 센터를 중심으로 앞으로 하이테크 섬유, 자동차 융합 부품, 지능형 기계 등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청년벤처창업지원 전용펀드도 운용한다. 향후 5년간 삼성과 대구시가 각각 100억원 씩 총 200억 원을 조성하며 삼성벤처투자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내 투자창구를 설치해 사업화 공모시 후원자와 투자자로 참여한다. 금액은 향후 5년간 100억 원이다.

지역의 창의인재 육성에도 나선다. 삼성이 현재 대구지역 5개 초·중·고교(250여 명)와 2개 대학(경북대·영남대)에서 운영 중인 소프트웨어 교육 지원프로그램을 향후 15개 초·중·고교(750명), 4개 대학으로 지원을 확대한다. 삼성 측은 “다양한 기술공모전과 인턴십 등을 통해 인재를 발굴하고, 마이스터고 졸업자를 채용하는 등 지역 창의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대구는 과거 섬유산업의 메카로서 우리나라 산업화의 시동을 걸었던 곳”이라며 “이곳(창조센터)을 대구 창조경제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의 인프라와 네트워크는 창업 벤처기업의 기술개발, 상품화,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해 ‘죽음의 계곡’ 같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다”며 “대구 창조센터와 같은 모델을 전국 17개 시도에 확산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옛 제일모직 터에 ‘대구 창조경제단지’ 조성

삼성이 구 제일모직 부지에 착공 예정인 ‘대구 창조경제단지’가 완공되면 대구혁신센터는 이곳으로 확장 이전하게 된다.

이 부지는 1995년 제일모직 대구공장이 구미공장과 통합해 이전한 뒤로 빈 땅으로 남아 있다. 전체 부지면적은 총 11만3061m²(약 3만4000평)이며 이곳에는 창업보육센터와 예술창작센터 등 19개동의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대구시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 관련 인허가 절차 등을 최대한 단축해 내년 1월 말 착공해 2016년 12월까지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허가 등에 통상 1, 2년 이상 소요되지만 대구시가 최대한 노력해 신속히 추진키로 한 모범사례”라며 “향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도 창조경제단지 내로 이전하면 지역내 창조경제 생태계의 구심점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