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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베트남 비자금’ 국내유입 추적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3.19

檢 “거래대금 부풀렸다는 진술 확보”… 흥우산업 이철승 회장 소환 방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조상준)는 18일 포스코건설의 100억 원대 베트남 현지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베트남 도로공사 측이 입찰 금액의 1%를 리베이트로 달라고 요구해 하청업체와 거래 대금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현지 비자금 조성에 연루된 흥우비나의 모기업 흥우산업 이철승 회장(57)을 조만간 소환해 비자금 중 일부가 국내로 들어왔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이 회장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거점으로 법조계와 정관계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학창 시절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부친이 사망하자 가업을 이어받아 건설업에 투신했다. 그의 아들과 딸도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딸은 현직 판사다. 이 회장의 매형은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 고위직까지 지냈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포스코 고위층과 이명박 정부 시절 실세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점을 들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는 “(비자금 문제는) 현지법인에서 벌어진 일로 내부적으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흥우비나가 적극적으로 비자금을 만들어 불법적 이익을 취한 일은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얼굴조차 본 적이 없고,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협회 행사 등에서 마주쳐 인사를 했을 뿐 ‘먼발치서 얼굴을 본 정도’다. 휴대전화 번호도 없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 포스코 최고위층과의 친분설도 부인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포스코 사업 수주와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에는 “흥우산업이 포스코건설의 협력업체로 등록돼 있을 뿐이며 사업 수주는 모두 정식 경쟁입찰을 거쳤다. 공교롭게도 포스코와의 사업에선 오히려 계속 적자를 봤다”고 반박했다.

한편 정준양 전 회장이 재임하던 5년간 포스코가 대규모 인수합병(M&A)과 투자에 들인 돈이 7조 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검찰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3조3724억 원) 과정에서 제기된 비리 의혹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 인수 비리 의혹 △포스코ICT의 삼창기업 인수 과정의 비리 첩보를 구체화하고 있다.

장관석 jks@donga.com·최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