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17일 中 출시 앞두고… ‘갤S6 엣지’ 공급난 비상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4.17

삼성전자, 생산량 늘리기 전력투구


“판매보다는 공급 문제 해결이 급합니다.”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10일 판매에 들어간 뒤 만난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다. 실제로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통신사 대리점 직원은 “출시 이후 하루에 10∼15명은 갤럭시S6와 엣지를 개통하는데 엣지 물량만 받쳐줬어도 30명 이상은 됐을 것”이라며 “추가 물량 확보가 언제 가능할지 기약조차 없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엣지 모델 공급 부족 현상은 세계 최대 휴대전화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17일 이후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생산성과 공급망관리(SCM)만큼은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삼성전자로선 분명 낯선 경험이다. 재계에서는 ‘갤럭시S5’의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삼성전자가 무리한 일정인 줄 알면서도 ‘메탈(금속)’과 ‘3차원(3D) 곡면 디스플레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견된 혼란이라는 얘기다.

○ 갑작스러운 전략 변경에 따른 결과

지난해 4월 나온 갤럭시S5는 판매 초기 반짝 관심을 받다 이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큰 성공을 거둔 전작들(갤럭시S3, S4)과 차별화하지 못한 게 결정적 원인이었다. 그해 2분기(4∼6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영업이익은 4조4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2800억 원)보다 29.6%나 떨어졌다. 3분기(7∼9월)에는 분기 영업이익이 3년 만에 1조 원대(1조7500억 원)로 추락했다. 갤럭시S5의 실패가 명백해진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차기작(S6) 소재를 메탈로 최종 결정했다. 올 3월 초로 예정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언팩’ 행사까지는 고작 6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일본 FANUC에 메탈 케이스 제조설비인 컴퓨터수치제어(CNC) 기기 2만 대를 주문해 베트남 공장에 설치했다. 메탈 케이스 양산 준비가 완료된 것은 3개월 후인 11월에 이르러서였다. 그러나 메탈과 글라스(강화유리)를 매끄럽게 이어붙이는 것은 결코 쉬운 공정이 아니었다. 대규모 자금이 드는 설비를 중국, 인도 등 다른 해외 공장에 추가로 설치할 수도 없었다. 국내 물량의 경우도 베트남에서 만든 메탈 케이스를 수입해와 경북 구미공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생산된다. 이 때문에 한 달 500만 대 이상의 메탈 케이스를 생산해야 하는 베트남 공장은 지금도 생산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작들에 비해 공정은 훨씬 까다로운데도 개발 기간은 짧아 초기 공급 문제는 삼성 내부에서는 이미 예견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디스플레이 수율이 관건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갤럭시S6와 엣지의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수요 예측 실패’라는 또 하나의 장벽과 마주하게 됐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언팩 전만 해도 S6가 70%, 엣지가 30% 정도 팔릴 것으로 봤지만 시장 반응을 보니 6 대 4 정도가 되겠다 싶었다”며 “실제 예약 판매를 해보니 5 대 5까지 나와 공급을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특히 엣지 물량 부족이 두드러지는 것은 3D 곡면 디스플레이 수율이 아직까지 정상화되지 못한 탓이다. 곡면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갤럭시 노트 엣지’에도 적용됐지만 ‘S6 엣지’의 경우 곡률(휜 정도)이 더 커서 공정이 훨씬 어렵다. 더구나 엣지를 양쪽 면에 적용해 생산량도 2배가 돼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탕정공장 내 기존 A2라인은 물론이고 막 신설한 A3라인까지 동원해 이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휴대전화 몸체와 유리의 곡률을 맞추는 게 가장 어려운 작업”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엣지 모델의 일시적 공급 부족이 오히려 삼성전자의 수익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D 곡면 디스플레이, 메탈, 모바일AP(삼성전자 엑시노스 7) 모두 처음 적용해본 것이라 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유통업체(통신사)들이 물량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우리에게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측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김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