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세계 최초로 육각 형태의 스마트워치 배터리를 개발해 대량 생산한다. 육각형 배터리 개발로 현재의 사각형보다 원형 스마트워치를 4시간 이상 더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워치의 보급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헥사곤(Hexagon·육각형)’ 배터리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이 배터리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원형 스마트워치에 최적화돼 있어 기존 직사각형 또는 정사각형 배터리 대비 25% 가량의 용량을 더 담을 수 있다. 사용 가능 시간이 240분 이상 늘어나는 효과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와 원형 스마트워치용 배터리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을 진행해왔으며 연내 이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라면서 “수시로 충전해야만 한다는 불편함 때문에 상용화 못 됐던 스마트워치가 빠르게 공급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이처럼 배터리를 업그레이드하는 이유는 최근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원형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글로벌 손목시계 시장에서 원형 디자인의 비중이 90% 이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화웨이, 모토로라 등 글로벌 업체들이 원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워치를 본격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헥사곤과 같은 대용량 배터리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헥사곤 배터리와 같은 ‘프리 폼 배터리(Free Form Battery)’를 통해 미래 IT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프리 폼 배터리는 LG화학 자체 특허 기술인 ‘스택 앤 폴딩(Stack & Folding)’ 방식을 적용해 어떤 형태로도 제작 가능한 배터리를 의미한다.
스택 앤 폴딩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등을 층층이 쌓아서 접은 뒤 전해질을 주입하는 기술이다. LG화학은 2013년 계단 형태 스텝(Step) 배터리, 곡선 모양 커브(Curve) 배터리, 전깃줄 형태 와이어(Wire) 배터리 개발 이후 최근 모서리가 둥근 라운드(Round) 배터리, 헥사곤 배터리 개발에 성공하는 등 프리 폼 배터리를 소형 전지 부문의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해왔다. 그 결과 2013년 이후 프리 폼 배터리 분야에서만 글로벌 고객사 10여 곳을 확보하기도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헥사곤 배터리와 같은 프리 폼 배터리를 이용해 용량 자체를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게나 부피 또한 줄어들게 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모바일 IT 기기가 곡면화, 비정형화되는 등 다양해지는 가운데 제조업체가 디자인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앞으로 ‘L’자형, 가운데 구멍이 뚫린 ‘ㅁ’자형 배터리 신제품도 수년 내 양산해 휴대폰, 노트북 등 IT제품에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