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혁신도시(중구 우정동) 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총 10곳. 이 중 한국석유공사 등 7곳은 입주를 마쳤다. 에너지관리공단,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 등 3곳은 연말까지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공공기관들은 이전을 추진하며 직원 자녀가 다니는 초중고교에 영어전용교실 설립, 지방자치단체 운영 문화시설 무료(할인) 이용, KTX 이용료 기관 할인 알선, 이전기관 연구인력 겸임교수 추천, 주택자금 지원 알선 등 26개 항을 요구했다. 또 중학교 신설, 시내버스 증차, KTX 울산역에 공공기관 전용 주차공간 확보 및 주차요금 할인, 울산공항 항공노선 증편, 독신자 이사비용 지원, 초중학교 자녀 전·입학 시 장학금 지원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 중구는 요구사항을 분담해 25건을 해결해줬다. 직원들에게는 혁신도시에 짓는 아파트를 특별분양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가족과 함께 이주 후 6개월 이상 거주한 직원에게는 이사비용 100만 원을, 고교에 전·입학한 자녀에게는 장학금 1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전기관 직원의 자동차 구입 시 할인 알선’ 등은 지자체 권한 밖이라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과 직원들의 가족 이주율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요구만 하고 의무를 지키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올해 6월 말 현재 이전 공공기관의 가족 이주율은 26%에 머물고 있다. 가족과 함께 내려온 직원이 10명 가운데 3명도 안 되는 셈이다. 특히 공공기관 9곳의 올해 정규직 울산인재 채용 규모는 당초 계획했던 30명보다 줄어든 21명에 불과하다. 지역인재 채용률은 10.3%로 부산(23.1%) 경남(16.7%)에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이 기관들의 요구로 지난해 5월 KTX 울산역 방향 5005번 리무진버스 노선을 신설했지만 4개 공공기관은 자체버스와 전세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서울 사당·양재, 경기 평촌 등 수도권을 오가는 전세버스 5대를 투입해 운행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수도권에서 출근하는 직원을 위해 KTX 울산역에 회사버스가 대기한다. 근로복지공단은 금·월요일에 자체버스 2대와 전세버스 3대로 직원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금요일마다 버스 4대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월·금요일에 버스 1대를 수도권으로 운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5005번 리무진 버스 운전사들은 최근 혁신도시 앞에서 “전세버스 운행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울산 정착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아직 이주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며 “공공기관 직원들도 울산시민으로서 더불어 살아간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