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패션소품 중 하나가 ‘가방’이다. 손에 쥐고, 어깨에 걸치고, 등에 메는 등 스타일도, 재질도 각양각색이지만 가방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여자에게 꼭 필요한 소지품을 모두 수납하면서도 자칫 놓치기 쉬운 패션 부분에 힘을 실어줄 스페셜 소품이라는 점이다. 즉, 실용성과 스타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고객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값비싼 명품 가방만 고집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브랜드, 로고 등과 상관없이 좋은 품질의 소재와 남다른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의 가방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조금은 생소한 브랜드 이름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스타들의 선택을 받은 가장 핫한 브랜드를 주목하자.
‘3초 백’ 비켜!… 코리아 명품 태동 알리는 ‘잇백’
여성용 가방시장에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소위 ‘3초 백(Bag)’이라 불리는 범용 명품 백을 선호하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노골적인 과시가 오히려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재력’의 과시에서 ‘안목’의 과시로 고급 가방의 용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여심을 흔드는 치명적 매력으로 어필하는 국내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가 있다.
‘이미연 백팩’으로 유명해진 폴렌(대표 함윤경·www.pollenbyirene.com)이다. 2013년 11월 강남구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등장한 이 브랜드의 질주가 무섭다. 기존의 평범한 백팩 디자인과 전혀 다른 독특한 스타일을 탄생시키며 백화점들이 서로 모셔가기 경쟁을 펼칠 만큼 영향력 있는 패션잡화 브랜드로 성장했다.
폴렌(POLLEN)의 간판 제품 ‘길리(Gili) 백팩’은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내는 스타들이 ‘꽂힌’ 가방이다. 길리 백팩은 ‘이미연 백팩’으로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배우 이미연은 한 케이블채널의 여행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누나’에서 여행 내내 편안함을 강조한 패션에 가방을 매치해 일반인의 눈길을 끌었다. 이미연은 ‘꽃 누나’에서 그레이 셔츠와 블랙 팬츠에 화이트컬러 패딩 조끼를 입고 세련된 감각을 뽐내며 여기에 파란색 백팩을 매치했다. 이 파란색 백팩은 이미연이 공항에서부터 들었던 것으로, 그녀의 여행패션을 완성했다. 그녀가 들었던 파란색 가방이 바로 폴렌의 길리 백팩이다. 이 제품은 방송을 타자마자 ‘이미연 백팩’으로 불리며 완판 신화를 이어갔다.
얼마 전에는 다른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개그맨 이휘재가 길리 백팩을 맸다. 쌍둥이의 짐을 넣고 다녔던 이 가방은 젊은 엄마, 아빠 또한 회사원들 사이에서 잇백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문을 연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히트작인 길리 백팩 덕분에 폴렌은 크게 성장했다. 빠르게 성장 중인 폴렌은 올해는 작년 대비 2배의 매출 목표를 세우고 빠르면서도 탄탄하게 ‘머스트해브 디자이너 브랜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현재 청담 본점과 롯데백화점(명동 본점·잠실점·부산 본점), 현대백화점(본점·무역센터점)에 입점해 있다. 중국, 홍콩, 일본 등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미국 쪽에서도 폴렌에 관심을 보여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 면세점에서도 입점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로고만 내세우는 명품백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가치구매’에 눈을 돌린 것도 폴렌의 인기요인이다. 보여주기 식의 소비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자기만족을 위한 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될 것이라는 흐름을 읽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성과 실속을 찾는 소비자들과 패션을 리드하는 연예인들의 재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함윤경 대표, 깐깐한 소비자에서 디자이너 CEO로
파스텔톤의 다양한 색상과 독특한 소재도 길리 백팩이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데 한몫했다. 폴렌의 주요 소재는 ‘메가폴’이라는 소가죽이다. 사람의 피부조직과 유사한 메가폴은 가볍고 촉감이 상당히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여기에 들기 편한 손잡이와 넓은 수납공간을 확보한 깔끔한 디자인이 만났다. 폴렌은 올 초 봄·여름 시즌을 겨냥한 길리 백팩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놨다. 심플한 투 핸들로 그립감을 높이고 심플한 토트백으로도 연출이 가능한 제품이다. 크리스털 장식과 가죽 어깨끈을 더해 기존의 평범한 백팩과 전혀 다른 폴렌만의 스타일을 탄생시켰다. 100% 천연 소가죽에 내추럴함을 극대화한 소재와 디자인의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백팩이다.
함윤경 폴렌 대표는 “길리 백팩은 소재부터 남다르다”며 “명품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 시장에서도 제대로 만들면 승산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함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방 마니아다. 그녀의 가방사업도 가방 사랑에서 비롯됐다.
7년간 원두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던 함 대표는 과거 가방에 빠져 살았다. 내로라하는 브랜드의 명품 가방부터 ‘동대문표’ 저렴한 보세가방까지 두루 섭렵했다. 폴렌을 창업하기 전에는 유명 브랜드를 찾아가 직접 디자인을 의뢰하고 가방을 맞춤 제작하기도 했다. 컬러를 변경하기도 하고 포켓의 사이즈와 위치도 직접 조절해 제안했을 정도로 ‘깐깐한’ 소비자였다.
“가방이 그저 좋았어요. 동대문에서 명품브랜드와 동일한 소재의 수제 가방을 보고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나도 코리아 명품을 한 번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진 거죠.” 함 대표가 말하는 창업 배경이다. 상상은 현실이 됐고, 지금은 ‘없어서 못 파는’ 가방을 만드는 어엿한 디자이너 겸 CEO가 됐다.
함 대표는 간결하고 심플한 라인으로부터 오는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이 폴렌의 강점이라고 했다. 아티스틱한 감성과 독창적인 디자인의 만남,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과 최상의 품질이 인기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요소를 버무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었다. “폴렌은 꽃가루라는 뜻이에요.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듯 패션을 사랑하는 소비자에게 흥미롭게 다가가 신선하고 독특한 영향력으로 꽃가루처럼 퍼져나갈 겁니다.” 자식 같은 브랜드에 책임을 지기 위해 제품 하나하나에 ‘바이 아이린(by Irene)’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작게 새기는 그가 가방시장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 소비자 끌어당기는 야심작 러브츄&보이백 ▼
독특한 소재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다채로운 컬러의 백을 선보이며 선택의 즐거움을 주는 ‘폴렌’이 여름 시즌을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여심 사냥’을 이어가고 있다. 여름 스타일 지수를 높여줄 마법 같은 ‘러브츄’ 쇼퍼백과 네 가지 컬러로 구성된 ‘보이백’이 그것이다.
‘러브츄’ 쇼퍼백은 보석의 아름다움과 간결하고 절제된 디자인의 조화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화사한 큐빅 장식으로 나만의 스타일리시한 쇼퍼백을 연출할 수 있다. 파스텔 색상의 다섯 가지 컬러로 구성됐으며 앞면과 뒷면 디자인이 달라 다양한 모드로 즐길 수 있다. 메가폴 소재의 100% 천연 소가죽을 사용해 내추럴함을 살렸으며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가방 안쪽의 고탄력 스트링은 수납용으로 활용 가능해 실용성을 더했고, 폴렌의 아이덴티티가 담겨있는 자석 핸들 연결 부분이 포인트다.
또 네 가지 컬러로 출시된 ‘보이백’은 매니시한 매력을 어필한 제품. 가방 옆 부분에 볼드한 지퍼 디테일이 장식된 것이 포인트다. 외피는 천연 소가죽이며 악어 무늬를 더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명품 브랜드에서 취급하는 부자재들만 사용하여 부드럽게 열고 닫히는 사용감을 느낄 수 있다. 내부에는 고급스러운 연결 장식과 로고 플레이트가 박혀 폴렌만의 개성을 연출해 준다.
한편 폴렌은 매 시즌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제품 개발에 즉각 반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엘사 미드’의 경우 원래는 대소 2개의 사이즈로 나왔지만 고객의 요청으로 중간 사이즈를 새로 출시한 케이스다.
함윤경 폴렌 대표는 “마니아 또는 고객의 의견을 늘 청취하고 이를 상품 개발에 반영해 업그레이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며 “이는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만족도를 높이고 충성도가 높아지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00% 국내 생산을 원칙으로 하며 앞서가는 디자인, 남다른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폴렌의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