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큰 폭의 인사를 단행한 LG를 시작으로 재계 인사가 시작됐다. 이번 주에는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이 사장단에 이어 임원 인사을 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이번 인사의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주 관심사는 우선 세대교체 인사다. 반도체 등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의 실적은 적신호다. 계열사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쓰러진 후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색깔을 엿볼 수 있는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조직의 안정보다는 인적 쇄신으로 변화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사장단에서 60세 이상은 총 10명이다. 전체 23명의 절반에 달한다. 일부 60대 사장들이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50대 중반인 1960년대생들의 사장 발탁이 상당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최근 실적과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두각을 보인 1960년대생 일부 부사장들의 사장 승진이 예상된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선임 사장들의 거취도 점검사항이다. TV와 가전 사업을 이끈 윤부근 사장과 휴대전화 사업 부문의 신종균 사장, 안살림을 맡고 있는 이상훈 사장이 대상이다. 이들 3인방이 그룹 내 비중으로 볼 때 부회장 승진이나 다른 계열사로 옮기면 인사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삼성의 주력 사업이 될 전자·금융·바이오 부분은 누가 책임질지도 흥미롭다. 이 부회장이 선택과 집중이라는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이들 사업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재용 시대를 뒷받침할 뿐만 아니라 향후 그룹 내 간판 대표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융 계열에서 일부 교체 인사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룹의 주축으로 떠오른 삼성물산 사장단의 행보도 지켜볼 대목이다. 지난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삼성물산은 최치훈·윤주화·김신·김봉영 등 공동 대표이사만 4명이다. 이번 인사에서 일부 사장이 이동할 수 있다. 최치훈 사장은 사장 근무 기간이 7년 이상 돼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그룹의 전략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의 변화도 주목된다. 상무급 이상 임원만 46명에 달해 역할의 소폭 조정이 예상된다. 전략1팀과 2팀 등 6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일류화추진 등도 있다.
미래전략실부터 고통을 분담하면서 계열사에 솔선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는 최대 관심사다.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이 부회장이 언제 회장 바통을 물려받을지는 미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점치기도 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