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내년 1월 4일 관계사별로 2016년 새해 경영계획을 보고받는 형태로 그룹 시무식을 진행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원에 입원한 이후 지난해 1월 연례 신년하례식을 전면 취소했던 삼성그룹이 1년 만에 첫 ‘이재용식(式)’ 신년하례식을 여는 것이다.
6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다음 달 4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사업장에 내려가 삼성전자 반도체 등 부품(DS) 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과 함께 시무식을 연다. 같은 날 오후 수원사업장으로 이동해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 등 삼성전자 세트 사업부문과 삼성SDS의 시무식을 진행한다. 5일에는 전자 외에 건설 및 중공업, 금융 계열사 등을 직접 만난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의례적인 신년하례식 대신 각사의 새해 경영계획과 다짐 등을 들을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 줄 것을 주문했다”며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알맹이 있는 행사가 되도록 당부해 계열사들마다 콘텐츠에 신중을 기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매년 1월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전무 이상 전 그룹 임원진 1500여 명을 참석시킨 가운데 새해 경영 화두와 당부를 담은 신년사를 발표하는 신년하례식 행사를 열어왔다. 이 회장은 건강 탓에 따뜻한 하와이나 일본 오키나와 등지에서 머물다가도 매년 신년하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해 직접 임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등 행사에 큰 애정을 보여 왔다. 이 자리에서 그해의 핵심 경영 화두가 담긴 이 회장 명의의 신년사도 공개됐다. 행사는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도 함께 지켜볼 수 있게 사내방송으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은 이 회장이 쓰러진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라 삼성은 떠들썩한 신년하례식은 취소하고 계열사별로 각자 조용하게 시무식을 진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시무식 스타일에서도 아버지와 다른 이 부회장 특유의 실용주의를 엿볼 수 있다”며 “삼성이 앞으로도 대규모 그룹 차원 행사는 최소화하고 꼭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형태로 스타일을 바꿔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