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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턱밑까지 따라온 중국 TV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6.11.23

판매량 1위 한국과 0.3%P 차이… 中업체 내수 점유율 60%→85%로

삼성-LG 프리미엄 시장 공략 틈타 중저가 시장서 꾸준히 판매 늘려


 중국이 글로벌 TV 시장에서 한국을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 TV 업체들은 탄탄한 내수 시장 수요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TV 굴기(堀起·산업의 부흥)’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가 발표한 올해 3분기(7∼9월) 세계 TV 시장 국가별 점유율(판매 대수 기준)에 따르면 중국은 31.9%로 2위였다. 1위인 한국(32.2%)과의 격차는 불과 0.3%포인트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1∼3월) 34.2%, 2분기(4∼6월) 35.4%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한국은 3분기에 3.2%포인트 떨어졌다. 그 사이 중국은 1분기 31.4%에서 2분기 28.9%로 잠시 내려갔지만 3분기에 31.9%로 올라섰다. 2분기에 6.5%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다시 0.3%포인트로 좁혀졌다.

 중국의 추격은 탄탄한 내수 시장의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중국 내 첨단제품 시장에서 중국 굴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TV 시장은 이미 자국(自國) 업체들이 과점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1∼6월) 중국 평판TV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85.0%에 이른다. 2007년 60.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도 주효했다.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퀀텀닷 SUHD TV,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안 중저가 시장을 철저히 공략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1130만 대)와 LG전자(710만 대)에 이어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3, 4위인 중국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370만 대, 350만 대를 팔았다. 한국 제품들에 비해 품질은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310만 대를 판매한 일본 소니(5위)를 따돌렸다. 

 전문가들은 한국 TV 업체들이 중국의 추격이 거셀수록 ‘프리미엄화’에 보다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2012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이후 4년 연속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을 프리미엄 제품 덕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1000원짜리 제품 100개를 팔았을 때 거둬들이는 영업이익은 100원짜리 제품 100개를 팔았을 때보다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중저가 시장을 중국에 내주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세계 TV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