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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모바일-TV도 ‘하만 이펙트’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6.11.23

삼성전자 찾아온 팔리월 하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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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電裝)뿐 아니라 TV, 모바일 음향 기술도 대폭 강화한다.’ 80억 달러(약 9조3600억 원)를 들여 미국 자동차 전장 및 카오디오 업체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가 하만의 오디오 사업 역량을 전장 사업뿐 아니라 가전, 스마트폰 등 기존 사업에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디네시 팔리월 하만 대표이사(CEO)가 21일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가족으로서 첫 ‘상견례’ 절차를 밟았다. 이날 팔리월 대표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주요 사업부장들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측 기술과 네트워크가 빠른 시간 안에 삼성전자 제품에 녹아들 수 있도록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 TV와 모바일 음질도 함께 강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삼성전자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팔리월 대표는 전장 사업 부문뿐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등 비디오 영역에서 갖고 있는 기술이 하만의 음향 경쟁력과 합쳐지면 경기장, 공연장, 전시관 등 음향이 필요한 모든 공간이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세계적으로 50% 이상의 영화관이 하만의 음향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리월 대표는 “그래미상과 슈퍼볼, 올림픽, 아시아경기, 아카데미, 주요 20개국(G20) 등 음향이 중요한 어디든 하만을 사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만이 보유한 3만 명의 인력, 특히 1만2000명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그대로 삼성전자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합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은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삼성전자 제품 곳곳에 하만의 음향 기술이 새롭게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업체들의 음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브랜드 파워와 기술을 두루 갖춘 하만의 음향이 적용되면 마니아층도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팔리월 대표는 “삼성전자와 하만은 혁신을 중시하고 연구개발에 헌신적이라는 점,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기술을 시장에 내놓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 이재용 “하만, 삼성전자에서 핵심적 역할”

 팔리월 대표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삼성전자가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하만은 현재 렉서스, 피아트크라이슬러, BMW, 아우디, 벤츠, 도요타, 현대자동차 등에 납품하고 있다. 팔리월 대표는 “지난 한 주 동안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를 찾아다니며 합병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며 “대부분 고객사들이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손 사장은 “지난해 전장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로 전략적으로 하만을 인수합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며 “하만이 이미 많은 고객사와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 그리고 시장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전장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부사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배터리나 메모리 반도체 등 주요 부품 모두 지금의 스마트폰보다 스마트카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이 가지고 있는 부품 사업 역량을 하만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대한 키울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팔리월 대표는 이 부회장과 만나 미래자동차와 전장사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하만이 삼성전자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