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농업은 한국의 주요 산업”… 3대째 농사 짓는 청년농부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6.12.08

강화군서 ‘약쑥’ 농사 32세 정은식 씨… 대학 졸업후 7년전 귀농해 가업 이어
가공 식품 개발해 입소문 나며 호평… 홈쇼핑 진출하고 화장품 개발 도전

81704985.1.jpg
<인천 강화군 특산품인 ‘사자발 약쑥’을 재배하는 정은식 씨가 6일 사자발 약쑥과 진액 상품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농업은 한국의 주요 산업으로 다시 부상할 것입니다. 저는 ‘강화 사자발 약쑥’을 재배하면서 ‘약쑥 가공’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인천 강화군 화도면의 농업회사법인 강화마니㈜ 기획실장 정은식 씨(32)가 10월 경기 안산시 단원고와 인천 연수구 청소년수련관에서 고교생들에게 강조했던 내용이다.

 정 씨는 3대째 ‘강화 사자발 약쑥’을 재배하는 젊은 농부다. 할아버지는 농사꾼이었고, 아버지는 도시 생활을 하다 고향이 그리워 20년 전 귀농했다. 아버지는 한때 대기업에 다니다 뷔페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기업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정 씨도 대학 졸업 후 한동안 회사 생활을 했다. 그러다 자기 사업을 위해 세차장을 창업했다. 또 빈대떡을 판매하는 노점을 운영했는데 월 순이익 1000만 원을 낼 정도로 번창했다. 인근 상인들이 노점 단속 민원을 제기하는 바람에 사업을 접었다. 정 씨는 아버지처럼 귀농을 결정하고 2009년 5월부터 고향 강화에서 쑥 농사를 짓고 있다. 가업을 이어 성공한 농업인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 약쑥 공부부터 했다.

 정 씨는 “강화 마니산 전등사에는 임금님께 진상할 약쑥을 저장하는 약애고(藥艾庫)가 있었다”라며 “약쑥 공부가 바탕이 돼 새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인삼과 함께 강화 특산물을 대표하는 사자발 약쑥을 재료로 진액과 조청, 식혜, 떡류, 삼계탕 첨가제 등의 가공식품을 잇달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2차례에 걸쳐 공영 홈쇼핑에 진출해 약쑥으로 만든 송편을 ‘완판’했다. 소비자가 약쑥 제품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제품 디자인에 세심한 신경을 썼다. 강화 사자발 약쑥에 많이 함유된 유파틸린과 자세오시딘 등 생리 활성 물질을 이용해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들 물질이 암 예방과 노화 지연, 아토피 치료에 효능이 있는 점을 착안해 피부 항암을 기능성으로 하는 화장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것.

 실용신안과 특허 출원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3년 10월 약쑥 화장품 베이스 상표 등록 및 특허 출원을 했다. 2015년 11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 감기 치료에 약쑥이 기능성 물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명돼 이에 대한 특허도 냈다.  


 “홍삼처럼 강화 사자발 약쑥도 면역 기능을 개선해 주는 효능이 있음을 널리 알리고 있다. 강화 지역 약쑥 농가들의 소득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정 씨는 2013년 강화군 후계 영농인에 선정됐다. 최연소 강화군 농업경영인협회 특작목 분과장을 맡으며 지역 봉사에도 열성이다. 노인들이 힘들어하는 컴퓨터나 농산물 택배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 네이버로부터 ‘가업을 잇는 청년 농부’로도 선정됐다.

 그는 “4년 전 태풍으로 약쑥 가공 공장의 지붕과 벽이 날아간 걸 잊을 수 없다”라며 “계속 노력해서 강화 사자발 약쑥을 홍삼만큼 유명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