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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잘못입니다”…금호석화, 불합격자에 ‘사과문자’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11.07

“회사 이미지 좋아졌다” “다시 지원하겠다” 폭풍 댓글

금호석유화학이 지난달 31일 서류지원 탈락자에게 전송한 문자 메시지. © News1


“지원자님께서 부족하고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더 많은 분을 모시지 못하는 회사의 잘못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이 공채 과정 중에 탈락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합격 통보만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탈락자까지 신경쓰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공기업과 금융기관 채용 비리로 청년들의 허탈감이 커진 상황이어서 더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금호석화는 지난달 30일 오후 올해 하반기 대졸신입 공채 서류전형 결과를 발표했다. 지원자들은 이날 금호석화로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결과를 확인하라는 평범한 문자를 받았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31일 오전 지원자들은 채용담당자로부터 한개의 문자를 더 받게 된다. 

“서류 전형 발표 후 다시 연락드리기 죄송한 마음도 있지만 귀한 시간 내어 금호석유화학그룹에 지원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는 드리는 것이 예의일 것 같아 연락드립니다. 불편하시다면 죄송합니다”로 시작하는 문자였다.

서류전형 탈락자에게 전송된 이 문자에서 채용담당자는 지원자들에게 겸손한 말투로 감사와 위로의 문자를 전달했다. 글은 뒤로도 한참을 이어졌다.
 


“서류전형 결과 보고 드립니다. 총 4611명께서 지원해주셨고 그중 760명이 인적성검사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지원자님께서 부족하고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더 많은 분을 모시지 못하는 회사의 잘못입니다” 

채용담당자는 ‘보고’라는 형식을 빌려 지원자들에게 합격자 비율까지 알렸다. 일반적인 대기업들은 지원자들에게 서류합격자 숫자를 고지하지 않는다. 이후 지원자의 탈락이 ‘회사의 잘못’이라는 표현까지 더 하며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한 취업 카페에서 이와 관련한 게시글을 작성한 지원자는 “떨어졌지만 회사에 대한 인식은 좋아졌다. (문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지원자 역시 댓글로 “서류 발표 났다는 문자를 합격자에게만 보내고, 불합격자는 아주 무시하는 기업도 많은데 되게 가슴이 따뜻해진다”, “지원자에게 배려가 있는 기업인 듯”, “서류 발표 전후 문자들 받고는 확실히 이미지가 좋아졌다. 문자 한두 번만으로 이렇게 취업준비생의 마음을 흔드는 거 보면 참 효율적인 방법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음에 다시 지원하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진짜 기분이 싹 풀린다. 다음에도 지원하게 되면 지금보다 스펙을 쌓은 상태에서 지원하고 싶다”, “문자보고 기분이 풀렸다. 다음에도 도전하고 싶어졌다”는 반응도 보였다.

금호석화는 이번 채용 내내 취업카페 등지에서 화제를 몰고 다녔다. 인사담당자는 서류 합격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향후 있을 인적성시험의 출제 경향에 대해서 상세한 정보를 안내하는가 하면 ‘가장 궁금해 하실 부분’이라며 구체적인 신입 연봉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한분, 한분 모두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소중한 분입니다. 여러분 모두를 응원하며 시험당일 버거킹 와퍼세트를 제공할 예정이니 다른 사정으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더라도 잠깐 오셔서 식사하고 가십시오”라고 따뜻한 농담도 건넸다.

지원자들은 채용담당자의 이런 적극적인 소통 의지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 지원자들은 채용카페의 댓글을 통해 “인사팀 너무 귀여운 듯”, “이미지 급상승”, “정성이 넘치네요. 저도 문자받고 감동”, “작은 것 하나하나가 완전 다른 느낌을 주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같은날 다른 회사와 채용시험이 겹친 지원자들은 “XX기업 안가고 금호 인적성 갑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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