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10분만 내려놓고 머리를 쉬게 하자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9.08.01
컴퓨터를 장시간 끄지 않고 사용하다 보면 CPU를 비롯해 하드웨어에 열이 발생한다. 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소프트웨어 작동이 느려지다가 결국 다운이 되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대개 컴퓨터 업무를 마치거나 컴퓨터 사용이 끝나면 종료(전원) 버튼을 눌러 컴퓨터를 쉬게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장시간 업무를 한 후에는 몸과 머리를 쉬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히 머리에 과부하가 생기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컴퓨터가 다운되듯 번아웃(burnout) 상태가 된다.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무기력해져서 정상 생활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잠시 치달리는 생각을 멈추고 좀 쉴 필요가 있다. 최근 이른 바 '멍 때리기' 대회가 유행하는 것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쉼 없이 달리는 현대인들이 잠시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머리를 쉬게 하자는 취지가 아닐까 싶다.
왜 우리는 이렇게 멍 때리기라도 해야 할까? 우리는 쉼 없이 머리를 쓰며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학생들은 공부하고 성적 올리고 좋은 직장 취직하기 위해, 직장인들은 새로운 기술과 변해가는 사회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빠른 판단과 결정을 하기 위해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쉼 없이 머리를 풀-가동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자칫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하면서 공부에 집중력도 떨어지고 업무 효율성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과부하 걸린 머리의 열을 잠시 식히기 위해서, 임시 방편이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게 있는 멍 때리기도 가끔 필요하다.
멍 때리기는 어찌 보면 명상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실제로 '명상'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물으면, 적지 않은 이들이 '멍 때리기'라 답한다. 멍 때리기를 '멍상'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렇다면 '멍상'과 '명상'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과 판단을 멈추고 머리를 쉬게 하는 것'이라는 목적은 같다. 하지만 멍상에는 없는 것이 명상에는 있다. 이 차이로 인해, 명상 후에는 상쾌하고 가벼운 느낌을 갖지만, 멍상 후에는 그저 멍~한 상태가 유지된다. 이를 테면, 멍상은 복잡한 마음 속 찌꺼기를 방치한 상태로 쉬는 거고, 명상은 마음 속 찌꺼기를 분리한 상태로 쉬는 것이다.
퇴근 후에 지친 몸과 마음을 그대로 이끌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집어 던지고 소파에 누워 '멍 때리고' 아무 생각 없이 TV 보고 있는 상황이 일상 속 멍상이다. 소파에서 일어났을 때 몸과 마음이 과연 개운해졌을까? 분명 아닐 것이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그리 달라진 게 없다. 그저 잠시 멈추었을 뿐이다.